만추 담쟁이 제남 박 형 순 해도 짧아지고 찬바람도 불어대니 앞으로 갈 수가 없네 아무래도 더 이상은 힘들 것 같아 어둠을 기어코 덮어서 희망의 세상을 만들려고 했는데 색깔도 변하고 말라 꼬부라져서 여기서 그만 멈춰야 할 것 같아 좀 더 햇빛을 박박 긁어서 더 뻗지 못한 것이 후회되지만 그래도 풍우들과 어울려 한 세상 그런대로 잘 살았어 이제 좋은 밑거름이 되어 준다면 내년엔 좀 더 나아지겠지 다시 또 어깨동무를 하고 앞으로 앞으로 나아가겠지 이게 우리의 숙명인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