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2 5

悲慾(비욕) - 34

34. 다시 부는 찬바람  노사 간 봉합으로 안정을 찾아가던 회사는 1년도 지나지 않아 다시 내리막길로 내달렸다. 경쟁업체들의 가격 인하 경쟁이라는 외부 요인도 있었지만, 회사의 고질적인 병이라고 할 수 있는 내부 불화가 더 큰 원인이었다. 더 결정적인 것은 부회장 겸 사장인 천태운의 공격적인 경영이 최선이라는 그의 오판이었다. 무리하게 중국과 베트남에 사업장을 증축 혹은 신축하면서 5개 은행으로부터 빌린 돈이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났다. 허 회장의 묵인하에 천 사장이 건물을 짓는데 열을 올리게 된 이유 중 하나는 이를 실행하면서 공사대금을 크게 부풀려 놓고, 건축업자로부터 리베이트를 받아 비자금을 조성하고자 함이었다.  약 5년 전만 해도 무차입 경영을 원칙으로 하던 회사는 수시로 은행 문턱을 들락거리며 ..

장편소설 2025.02.27

悲慾(비욕) - 33

33. 업무분장 갈등 (3)  오 상무는 구매부문의 김명혜 대리도 저녁 식사 장소에 데리고 갔다. 왜냐하면 정수미 대리와 김 대리는 회사 내에서 가장 친한 친구로 자주 만나는 사이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오 상무가 정 대리와 단 둘이 만난다고 하면 괜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을지 모르기 때문에 이런 염려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함이었다. 정 대리가 먼저 입을 연다."상무님! 이렇게 시간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상무님이 '별빛포엠'이라는 월간지에 매월 발표하는 시는 잘 읽고 있습니다. 상무님 시는 어렵지 않은 시어들로 가슴에 다가와 감명을 줍니다."시 이야기가 나오니 한때 문학소녀이었다는 김 대리도 거든다."저도 상무님 시를 엄청 좋아하지만, 수미는 완전 찐팬이에요. 상무님 시를 거의 줄줄 외운다니까요.""허..

장편소설 2025.02.21

悲慾(비욕) - 32

32. 업무분장 갈등(2)  "아니, 오상무! 내 회사의 어떤 업무를 내 맘대로 맡기지도 못한단 말이오?""제 말씀은 인사 등을 비롯한 경영을 천 사장에게 맡겨 놓은 상태이니, 업무 분장은 그와 먼저 협의가 먼저일 것이고, 더구나 CFO는 오래전부터 천 사장이 직접 맡고 있는 것이기에 그리 말씀드린 것입니다. 오해는 말아 주십시오." 회사 내의 파워는 인사, 조직, 자금 등 회사의 주요 업무를 많이 하고 있는 자에게로 쏠리게 되어 있다. 허 회장이 아무리 회사의 주인이라곤 하지만, 경영을 천 사장이 하고 있기에 천 사장의 동의 없이 CFO를 오 상무에게 맡긴다는 것은 분란을 자초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오제원 상무로써는 당연히 그렇게 말할 수밖에 없었다.무엇보다 천 사장이 CFO업무를 남에게 맡길 ..

장편소설 2025.02.13

悲慾(비욕) - 31

31. 업무분장 갈등(1)  오 이사의 노사 간 봉합 시도 노력으로 회사는 어느 정도 안정이 되었다. 무엇보다 오 이사의 요청에 의해 허 회장의 진심 어린 사과를 이끌어낸 것이 봉합을 할 수 있게 하였다. 그런 일을 겪은 후 오 이사는 많은 직원들로부터 큰 신임을 얻었다. 또한 오 이사의 요청에 의해 부장급 이상의 임직원들은 일반 직원들보다 일찍 출근하여 업무시간에 열심히 일하는 모범을 보였다. 확대 간부 회의나 기술 회의를 비롯하여 각종 회의시 자주 다투는 모습도 자제했다.그렇다고 과거의 상처가 완전히 없어진 것은 아니었다. 특히 무소불위로 권력을 휘두르는 천태운 사장에 대한 일부 직원들의 불만은 언제든지 폭발할 위험을 안고 있었다. 허방진 회장이 경영 실무에서 손을 떼고 회장실에 앉아 종일 인터넷으로..

장편소설 2025.02.09

입춘을 맞이하여

春興을사년(2025년) 입춘(2.3.)을 맞이하여 학문, 외교, 경제, 군사, 정치, 인품 모든 면에서 특출난 고려말 충신 포은 정몽주 선생의 "춘흥"이라는 시를 초서로 써 보았습니다.  春興(춘흥)              春雨細不滴 춘우세부적夜中微有聲 야중미유성雪盡南溪漲 설진남계창草芽多少生 초아다소생봄비가 가늘어 방울도 지지 않더니 밤중에 약간 소리가 나는 듯하구나눈 녹아 남쪽 개울에 물이 불어나니풀싹은 얼마나 돋아났을까이 시에서는 가늘게 내린 비가 봄기운을 재촉하여 만물에 생기를 불어넣는 현상을 말하고 있습니다.너무 가늘어서 낮에는 물방울조차 이루지 못하던 봄비이지만, 밤이 되어 주위가 고요해지자 나직하게 무슨 소리가 들려오는 것처럼 느끼게 됨을 말한 다음, 봄비로 겨우내 쌓인 눈이 녹아내리게 되면 ..

나의 이야기 2025.0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