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 문장

만추 담쟁이

헤스톤 2020. 10. 29. 20:20

 

만추 담쟁이

 

 

                         제남   박 형 순

 

해도 짧아지고

찬바람도 불어대니

앞으로 갈 수가 없네

아무래도 더 이상은 힘들 것 같아

 

어둠을 기어코 덮어서

희망의 세상을 만들려고 했는데

색깔도 변하고 말라 꼬부라져서

여기서 그만 멈춰야 할 것 같아

 

좀 더 햇빛을 박박 긁어서

더 뻗지 못한 것이 후회되지만

그래도 풍우들과 어울려

한 세상 그런대로 잘 살았어

 

이제 좋은 밑거름이 되어 준다면

내년엔 좀 더 나아지겠지

다시 또 어깨동무를 하고

앞으로 앞으로 나아가겠지

이게 우리의 숙명인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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