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학교의 등 굽은 고목 시골학교의 등 굽은 고목 濟南 朴 炯 淳 서당친구들 간 지는 이미 오래됐고 소학교 선생하던 애들도 다 가버렸고 국민학교 교장하던 손자들도 싹 보냈는데 나는 오늘도 왜 이 볼품없는 모습으로 구차한 삶을 이어가고 있나 하늘도 무심하시지 나를 잊어버렸나봐 이제는 늙어도 너무 늙어.. 나의 시 문장 2013.08.06
망우초(忘憂草) 망우초(忘憂草) 제남 박 형 순 무엇에 쫓기는 듯 안절부절 못하는 자 금전이나 실적부진으로 스트레스 받는 자 오너라 허무한 인생이라고 우울속에 있는 자 부모나 친구잃고 괴로워하는 자 나에게로 와라 남편을 전쟁터로 보낸 여자나 아들낳고 싶은 여자는 말할 것도 없다 이놈의 세상.. 나의 시 문장 2013.07.19
비오는 날의 허탕 비오는 날의 허탕 박 형 순 헝클어진 머리사이로 원망이 뚝뚝 떨어지고 진득거리는 와이셔츠가 서글프다 올올이 박혀 있는 분노의 눈썹을 찡그리며 폭탄이라도 터트릴 것 처럼 땀에 절은 가방을 만지작거리지만 乙이 된 죄로 비굴을 왔다갔다 한다 법의 잣대를 흔들어 보기도 하고 읍소.. 나의 시 문장 2013.07.15
어머니의 속병 어머니의 속병 박 형 순 끄윽 끄윽 끄억 끄어억 끄윽 끄윽 끄억 끄어억 멀리 있는 친척에 어린 아들을 맡기고 이 걱정 저 걱정도 모자라 밤하늘의 별을 보며 그 만큼 걱정을 만들며 지새우더니 제대로 먹지도 못하면서 몰래몰래 눈시울을 붉히다가 끄윽 끄윽 끄억 끄어억 끄윽 끄윽 끄억 .. 나의 시 문장 2013.07.03
인연끊기 인 연 끊 기 제남 박 형 순 오늘은 6. 25 탱크가 내려왔다 3일만에 서울이 함락되었다 한강다리를 끊었다 전쟁을 치루며 힘들었던 시간들 고생많았다고 말해 주었다 슬프게 웃으며 퇴직통보를 했다 끊어진 다리처럼 허공을 쳐다본다 3년이 아니라 30년이 지나도 다시 이어지기는 힘들 것 같.. 나의 시 문장 2013.06.25
애잔한 친구 애잔한 친구 女子가 도망갔다 왜 도망갔을까 물어볼 수가 없다 고샅에 이리저리 굴러다니는 상처투성이의 쪼그만 호박처럼 꾀죄죄한 모습의 대머리 친구 함께 살 수 밖에 없는 시부모 女子가 애들도 팽개치고 갔다 어디로 누구와 도망갔을까 도저히 물어볼 수가 없다 나의 시 문장 2013.05.16
갱생가능 없음 봄비가 끈질기게 내리고 있었다. 추적추적 내리는 봄비속에서 바라본 그 곳은 아름다운 꽃이 피고 연둣빛 어린 잎들이 고개를 내미는 계절과 정 반대의 모습이었다. 봄이라고 모든 사람, 모든 곳이 아름다운 것은 아닌 것 같다. 오래전 회사정리절차(법정관리)업무를 담당하고 있을 때였.. 나의 시 문장 2013.05.03
사월 사 월 제남 박 형 순 엘리어트시인이 읊었다 사월은 가장 잔인한 달 과거의 추억과 미래의 욕정을 뒤섞은 봄비가 가슴속 잠든 뿌리를 적시게 하여 죽은 땅에서도 라일락을 피울 수 있는 정열의 달 사십 넘기면서 중얼거렸다 사월은 가장 힘든 만혹의 달 어제의 기억과 내일의 욕망을 담은.. 나의 시 문장 2013.04.09
겨울나무 겨 울 나 무 제남 박 형 순 그래 까맣다 햇볕에 그을린 것이 아니다 음주가무를 즐겨서도 아니다 춥고 배고파서 그렇다 흐린 날일수록 더 까맣다 어두울수록 더 그렇다 눈이 오거나 비가 내리면 더 또렷하게 까무잡잡하다 전조등이 왔다갔다 하고 네온불빛들이 춤을 추면 더욱 더 새까맣.. 나의 시 문장 2013.02.12
겨울로 들어간 낙엽 겨울로 들어간 낙엽 제 남 박 형 순 뿌리도 아니고 줄기도 아니기에 오래오래 나뭇잎이고 싶었지만 마알간 모습의 푸른 잎을 시간은 허락하지 않는다 아름다움을 뽐내던 날은 잠시이고 해가 서산으로 기우는 날 추억보다는 쓸쓸함이란 이름으로 불리고 말았으니 세상에 대한 원망을 내.. 나의 시 문장 2012.1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