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悲慾(비욕) - 11

11. 교통정리 천태운 상무와 김규진 대리가 싸우고 있는 그 시각에 영업부문의 박호진 상무는 베트남 영업과 관련된 보고를 하기 위해 회장실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그리고 사업장을 둘러보고 온 허 회장을 맞이했다. 박 상무는 대기업인 S전자의 영업부장으로 있었는데, 허 회장의 눈에 들어 스카우트해온 인물이었다. 하나케이시(주)가 아직 소규모의 회사일 때 박 상무는 甲(갑)의 위치에서 허 회장을 잘 대우해 준 탓으로 허 회장이 좋게 본 것이다. 그 뒤 하나케이시(주)가 큰 기업으로 발돋움하면서 높은 연봉을 제시하고 데려왔다. 회장이 직접 S 전자를 수시로 드나들 때 박호진 상무가 인간적으로 잘 대우해 주며 많은 조언을 하였던 것이 큰 인연으로 발전하게 된 것이다. 사실 박 상무는 S전자에서 영업부장으로 잘 나..

장편소설 2023.07.12

친절의 기쁨

기쁨의 종류는 참으로 다양하다. 합격이나 취직의 기쁨, 결혼의 기쁨, 임신의 기쁨, 승진의 기쁨 등등 다양하지만, 친절을 베푸는 기쁨 또한 작다고 할 수 없다. 지난 목요일 서초동에 있는 회사 업무를 마치고 송천동의 자치회관으로 향했다. 자치회관에 등록한 모 강좌 시간에 맞춰서 가는 중이었다. 교대역에서 3호선 지하철을 기다리고 있는데, 점잖게 생긴 노인 한 분이 내게로 다가온다. 어떤 중요한 자리에 갔다 오는 길인지 신사복에 넥타이도 매고 있다. "종로 3가에 가려면 이곳에서 타는 것이 맞나요?" "예~ 맞습니다. 이곳에서 타시면 종로 3가로 갑니다." 그런데 앞의 스크린도어에 적혀 있는 "2호선 왼쪽() 강남 잠실"이라는 표시를 보고, 다시 묻는다. "이게 2호선인가요? 여기서 타면 사당으로 가나요?..

나의 이야기 2023.07.02

悲慾(비욕) - 10

10. 승진의 그림자(2) 이렇게 싸우는 소리는 상무의 부속실에 있는 담당 비서 이혜진 계장의 귀로 쏙쏙 전달이 되었다. 이제 입사 2개월밖에 되지 않은 이혜진 계장은 듣기 민망하여 자리에 앉아있기도 그렇고, 그렇다고 떠날 수도 없어 안절부절못하였다. 이혜진 계장은 약 100대 1의 경쟁을 뚫고 입사한 직원이었다. 당시 영업, 생산관리, 경리 등의 신입사원 20명을 뽑는데, 약 2,000이 지원했다. 입사지원자 중에는 소위 말하는 명문대 출신도 있었고, 학업 성적도 우수하고 스펙이 매우 좋은 지원자도 많이 있었다. 다른 기업들에 비해 월급이 높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런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이름도 알지 못하는 시골 대학 출신의 이혜진 계장이 뽑힌 이유는 딱 한 가지이다. 미모가 뛰어나다는 것이었다. 외모..

장편소설 2023.06.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