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悲慾(비욕) - 12

12. 私愛(사애) 만연 허 회장이 어느 정도 교통정리를 했다고 하지만, 천 상무나 김 대리 모두 불만을 가졌다. 천 상무는 자신의 권위에 상처를 준 김 대리를 잘라내지 못해 불만이고, 김 대리는 당장 승진을 시켜주지 않아 불만이었다. 영업부문의 박호진 상무는 천 상무에게 아무 벌도 주지 않아 불만이고, 서미순 과장은 중국의 상해법인으로 쫓겨나서 입을 삐죽 내밀고 갔다. 이 사건들은 오제원이 이사대우로 입사하기 약 1년 전에 발생한 것이었는데. 이 사건은 결국 회사의 내리막을 제공하는 단초가 되었다. 그리고 천 상무가 허 회장의 약점을 차곡차곡 기록하며 자신의 입지를 굳히려고 마음먹은 것도 아마 이때부터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천 상무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권력을 이용하여 우선 할 수 있는 것부터 ..

장편소설 2023.07.23

悲慾(비욕) - 11

11. 교통정리 천태운 상무와 김규진 대리가 싸우고 있는 그 시각에 영업부문의 박호진 상무는 베트남 영업과 관련된 보고를 하기 위해 회장실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그리고 사업장을 둘러보고 온 허 회장을 맞이했다. 박 상무는 대기업인 S전자의 영업부장으로 있었는데, 허 회장의 눈에 들어 스카우트해온 인물이었다. 하나케이시(주)가 아직 소규모의 회사일 때 박 상무는 甲(갑)의 위치에서 허 회장을 잘 대우해 준 탓으로 허 회장이 좋게 본 것이다. 그 뒤 하나케이시(주)가 큰 기업으로 발돋움하면서 높은 연봉을 제시하고 데려왔다. 회장이 직접 S 전자를 수시로 드나들 때 박호진 상무가 인간적으로 잘 대우해 주며 많은 조언을 하였던 것이 큰 인연으로 발전하게 된 것이다. 사실 박 상무는 S전자에서 영업부장으로 잘 나..

장편소설 2023.07.12

친절의 기쁨

기쁨의 종류는 참으로 다양하다. 합격이나 취직의 기쁨, 결혼의 기쁨, 임신의 기쁨, 승진의 기쁨 등등 다양하지만, 친절을 베푸는 기쁨 또한 작다고 할 수 없다. 지난 목요일 서초동에 있는 회사 업무를 마치고 송천동의 자치회관으로 향했다. 자치회관에 등록한 모 강좌 시간에 맞춰서 가는 중이었다. 교대역에서 3호선 지하철을 기다리고 있는데, 점잖게 생긴 노인 한 분이 내게로 다가온다. 어떤 중요한 자리에 갔다 오는 길인지 신사복에 넥타이도 매고 있다. "종로 3가에 가려면 이곳에서 타는 것이 맞나요?" "예~ 맞습니다. 이곳에서 타시면 종로 3가로 갑니다." 그런데 앞의 스크린도어에 적혀 있는 "2호선 왼쪽() 강남 잠실"이라는 표시를 보고, 다시 묻는다. "이게 2호선인가요? 여기서 타면 사당으로 가나요?..

나의 이야기 2023.07.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