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지를 하나 샀다. 살 때 분명 내 허리치수에 맞게 샀고, 그 후 바지길이를 내게 맞는 길이로 줄였는데, 이상하다. 입을수록 뭔가 어색하다. 허리는 예상외로 넉넉하고, 길이는 짧다.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 바지를 짧게 입는 것이 아무리 유행이라고 하지만, 아무리 봐도 나한테는 어울리지 않는다. 다른 바지들과 비교하면서 제대로 길이를 잘 쟀다고 여겼는데, 그게 아니다. 사실 이런 착오가 바지 하나뿐이겠는가. 과거를 돌아볼 때 이런 경우가 허다하였다. 실제로 시행착오라는 것을 숱하게 거치며 사는 것이 인생이리라. 과거의 바름(正)이 곧 현재의 바름(正)이라고 단정 지을 수 없다. 이런 이유 등으로 법이나 제도가 시대의 흐름에 맞게 바뀌기도 하고, 장소에 따라 적용되는 기준이 다르다고도 본다. 분명한 것은 눈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