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 문장

待心(대심)

헤스톤 2023. 9. 10. 14:29

 

기다리는 마음

 

가을산에 올라 지나온 길 돌아보니

우거졌던 신록이 마른 잎으로 덮여있네

바위에 걸터앉아 푸른 하늘 바라보며 

그림을 그리고 있는 구름이 편안히 쉬길 기다린다

 

 

待心(대심)

 

汗登秋山去道解(한등추산거도해)

茂綠變色乾葉蓋(무록변색낙엽개)

石上背坐視靑天(석상배좌시청천)

流雲描畵安息待(류운묘화안식대)

 

한시를 직역하면 이렇습니다.

 

땀흘리며 가을산에 올라 지난 길 돌아보니

우거졌던 신록의 색깔이 변하여 마른 잎으로 덮여있네

바위위에 등대고 앉아 푸른 하늘 바라보며

그림을 그리고 있는 구름이 편안히 쉬길 기다리노라 

 

 

 

 

지나온 길 돌아본다

고개 한번 숙이고 허리 한번 굽혔다면

좀 더 위치도 높아질 수 있었던 시절이

자꾸만 눈에 밟힌다

한 발만 더 다가섰더라면 손에 닿을 수도 있었지만

나의 심성이 어려서부터 배운 세상과 어긋날 것 같아

그냥 쳐다보면서 눈물만 흘렸노라

 

 

솔직히 나는 한시 작법을 공부한 적도 없고, 잘 알고 있지도 않다. 

더 나아가 지금까지 한시에 대한 작법에 크게 신경을 쓰지도 않았다.

다만 나는 나의 마음을 한문으로 표현해 보는 것을 좋아하여

나 나름대로의 규칙에 맞춰 그동안 作詩(작시)를 하곤 하였다.

본래 중국 사성(평, 상, 거, 입)에 맞추고, 평기식이나 측기식으로 하여

평성운을 맞춰 운목을 써야 성당시대의 진정한 한시 형식에 맞겠지만,

나는 한문을 한국 사람이 내는 소리로 운을 맞추고,

평측을 엄밀하게 따지지 않았던 古詩(고시) 형태의 漢詩(한시)를 짓곤 하였다.

내용에 平仄(평측)을 따지다 보면 내가 본래 쓰고자 하는 의미와 자꾸만 어긋나기 때문에

격식을 내 기준으로 맞춰 일명 自由始(자유시)로 지었던 것이다.

위 시도 마찬가지다.

위의 1,2,4연 마지막의 운목인 解(해), 蓋(개), 待(대)도 마찬가지다. 

이 점 고수들의 이해가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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