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서를 문학으로 비유하면 시(詩)와 비슷하다는 생각을 한다. 짧은 문장으로 많은 것을 함축하여 표현하는 시처럼 초서도 간결한 획으로 여러 글자를 표현한다. 시의 경우 수필이나 소설과 다르게 정제된 함축과 간결함 속에서 노래나 그림으로 표현이 되듯이 초서도 비슷하다. 그런 이유로 초서가 한시(漢詩)를 만났을 때의 미적 가치는 매우 높다고 판단된다. 하지만 함축된 언어인 시를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있듯이, 초서도 점획이 생략되어 절제된 감성적 성향을 가지고 있어 다른 체에 비하여 어렵다. 글자란 당연히 남이 쓴 것을 흉내 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왜 이렇게 쓰는 것인지 알고 쓰는 것이기 때문이다. 취운 진학종 선생은 우리나라 초서의 대가로 알려져 있는데, 그가 말하길 “서체 중에서 초서가 가장 어렵다, 그만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