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241

서예 횡설수설(2)

2. 서예의 본질 (1) 동양의 보석 중국의 노신 선생이 말하길 "서예는 동양의 보석이다." "그것은 시는 아니지만 시의 운치가 있고, 그림은 아니지만 그림의 아름다움이 있고, 춤은 아니지만 춤의 리듬이 있고, 노래는 아니지만 노래의 멜로디가 있다."라고 하였다. 이 말속에 서예의 본질이 모두 들어가 있다고 본다. 서예에는 시의 운치, 그림의 아름다움, 춤의 리듬, 노래의 멜로디가 있다는 것이다. 詩(시)에 노래가 있고 그림이 있는 것처럼, 서예도 비슷하다. 書藝(서예) 속엔 詩(시), 畵(화), 舞(무), 歌(가)가 있다. 이런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서예라고 하면 일단 긍정적인 생각이 들며, 서예가도 시인처럼 좋은 이미지가 떠오른다. 좀 더 확대해서 말한다면 서예에 무관심한 사람은 있어도 서예를 사랑..

나의 이야기 2022.08.17

서예 횡설수설(1)

1. 서예라는 용어 나도 이제 書藝(서예)에 入門(입문)한 지 어느덧 5년 이상이 흘렀다. 어린 시절에 붓글씨는 아니지만, 연필이나 펜으로 글씨를 잘 쓴다는 소리를 듣고 자란 것이 이순의 나이를 넘어 늦게라도 서예에 입문하는 계기가 되었다. 어려서부터 천자문을 배웠고 옥편 찾는 법을 익힌 탓인지, 학생시절 漢文(한문)시간에 선생님으로부터의 칭찬은 물론이고, 나에게 가르침을 받으려는 학생들도 있었으며, 漢字(한자)를 잘 쓴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다. 무엇보다 나 자신 漢文(한문)을 보통의 일반인들에 비해 많이 알고 있다는 생각으로 '漢文書藝'를 하게 된 것이다. 우리는 보통 붓으로 쓰는 글씨를 書藝(서예)라고 한다. 그런데 이를 중국에서는 書法(서법)이라고 하고, 일본에서는 書道(서도)라고 한다. 그냥 약간..

나의 이야기 2022.07.24

홍석원 兄을 보내며

아니 이렇게 빨리 가시다니.. 무엇이 그토록 급했단 말입니까.. 부고 소식에 눈물이 맺힌다. 장례식장에서 영정 사진을 망연자실 바라보고 있다가 눈물이 하염없이 흘렀다. 정말 슬프지 않을 수 없다. 그를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자꾸만 눈물이 난다. 그동안 무슨 투병생활이라도 하고 있었다면 이렇게 황망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나이도 아직 칠십 전으로 많지도 않은 나이인데, 그렇게 빨리 세상을 버리다니.. 도저히 상상이 되지 않는다. 너무 슬프다. 계단에서 넘어진 사고로 이렇게 가신다는 것이 정말 말이 되는 것인가. 나는 지난 일요일 초등 동창 모임에 가고 있는 중이었다. 정기적인 모임은 아니고, 죽음 직전에서 겨우 목숨만 건진 어느 동창의 병 문안을 가는 길이었다. 그 동창은 약 2년 전 포클레인을 타고 올라가 ..

나의 이야기 2022.06.13

씁쓸한 어느 날

대부분의 일이 다 그렇다. 지금까지 살면서 체감상 그런 것인지 모르겠지만, 좋지 않은 일이 예상을 벗어난 적은 거의 없었다. 반대로 좋은 일은 예상대로 되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어도, 나쁜 일은 어김없이 예상대로 된다. 사실 어제 법원에서 있었던 일은 어느 정도 예상한 것이었다. 분명히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는 푸른빛이 힘을 잃어가는 상태이었다. 그럼에도 약간의 희망을 가지고 참석했지만, 역시 이변은 없었다. 그래도 자꾸만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 솔직히 약 일주일 전만 해도 기대지수가 좀 있었지만, 이렇게 급변할 줄 몰랐다. 결국 나 자신도 공을 들이며 열심히 일했던 이 회사는 법정관리를 지속하지 못하고 폐지결정의 길을 걷게 되고 말았다. 5월을 보내는 늦봄의 향기도 회사를 위로해주지 못하는 것 같다...

나의 이야기 2022.06.05

세움에 대한 단상

저의 신간 서적입니다. 지난 2018년 가을 "기울어짐에 대한 단상"이라는 책을 낸 이후 제 2 문집이 되겠습니다. 인터넷 "다음"이나 "네이버"에서 "세움에 대한 단상"을 치면 책 정보나 서평 등을 볼 수 있습니다. 이곳에는 친구들의 서평만 올립니다. 세움에 대한 단상(모던포엠 작가선 176) 저자 : 박형순 책 소개 작가 박형순은 따뜻한 눈을 가졌다. 늘 소외되고 외로운 작은 것들에 대한 따뜻한 시선으로 그것들을 자신의 가슴속에 담아 오롯하게 품어 담담한 언어들로 우리에게 들려주고 있다. 출처 : 인터넷 교보문고 서 평 詩書畵(시서화)를 갖춘 현대의 선비 진종한 (詩人) “有朋自遠方來 不亦樂乎(유붕자원방래 불역락호)” 논어 학이편에 나오는 말로 ‘벗이 먼 곳에서 찾아오면 즐겁지 아니한가?’라는 말씀이..

나의 이야기 2022.05.21

엄마 엄마 우리 엄마

나의 어머니 나이가 올해 아흔둘(92)이다. 어머니가 이렇게 장수하는 것에 대하여 기쁘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노쇠한 모습을 보며 슬프기도 하다. 나이가 나이인만큼 신체의 곳곳에서 고장 난 소리가 들린다. 최근엔 무릎이 많이 아프다는 소리를 자주 한다. 간혹 귀도 잘 들리지 않는지, 물어보는 말에 엉뚱한 대답을 하곤 한다. 최근엔 하나 남은 이(이빨)도 빼게 되어 본래 가지고 있던 이가 하나도 없다. 내 누나의 나이가 올해 칠순(70)이 되었으니, 어쩌면 딸과 함께 늙어가는 모습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누나하고 막내 여동생이 대전에 살고 있는 탓으로 간혹 딸들 얼굴을 보며 지낸다는 것이다. 참으로 고마운 일이다. 아래 사진은 내가 100일 되었을 때의 사진이다. 나의 사진 중 가장 오래된 것이다. 당시만..

나의 이야기 2022.04.25

자가격리를 마치며

그동안 자가격리로 약 1주일을 보냈다. 다행히 크게 아프지는 않았다. 제일 힘들었던 것은 기침할 때 가슴통증이 있었고, 간혹 열이 높았으며, 무기력해질 때가 있곤 하였다. 솔직히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지 모른다. 지난주 월요일 회사에서 일찍 나와 을지로에 있는 출판사에 들렸다. 이번에 새로 낼 책의 편집본에서 마음에 안 드는 부분에 대하여 이야기를 나눈 후 집에 왔다. 그게 전부다. 저녁을 먹은 후에도 괜찮았다. 그 날 집사람이 골프 운동을 갔다가 늦게 들어왔다. 집사람이 오기 전 초저녁에 TV를 보다가 졸은 탓인지, 잠이 오질 않아 뒤척거리다가 잠깐 눈을 붙인 것 같은데, 눈을 떠 보니 12시를 조금 넘겼을 뿐이다. PC앞에 앉아서 '왕희지'의 '집자성교서' 관련 동영상을 보며 글씨 연습을 하다가 시계..

나의 이야기 2022.04.19

작아도 괜찮다

달력의 숫자가 커지면서 바람의 무게가 느껴진다. 산에도 찬바람이 쌓여있다. 그래도 이 계절에 여기저기 피어있는 꽃들을 보면 참 용하다는 생각이 든다. 대부분 추운 날씨를 견디지 못하고 피기 바쁘게 떨어지곤 하지만, 그래도 한번 피워보겠다고 기어이 꽃망울을 터뜨리는 모습들이 가상하다. 산 중턱까지 올랐다가 잡초들이 우거진 속에서 홀로 빨갛게 핀 조그만 꽃을 보았다. 지난번에 지었던 "작고 빨간 꽃"이라는 시를 읊조렸다. 작고 빨간 꽃 조용한 숲 속 잡초들의 자리다툼이 심한 곳에서 작은 꽃 하나가 고개를 간신히 내밀더니 바람 소리에 놀라 모습을 감춘다 억센 숨 고르는 산 중턱 더 이상 자라지 않는 키를 원망하며 파란 풀 속에서 빨갛게 숨을 죽여 구름이 지나가길 기다린다 낙화를 독촉함에 서러움이 크지만 누구를..

나의 이야기 2021.11.19

시송개상(視松開想)

獨立門(독립문) 현판의 글씨가 매국노 이완용의 작품이라는 말이 있다. 정말 그의 글씨라면 당장 교체가 마땅하겠지만, 구한말 독립운동가인 동농 김가진(金嘉鎭) 선생의 글씨라는 주장도 있는 등 확실하게 밝혀진 것은 아닌 것 같다. 분명한 것은 이완용이 書藝(서예)에 능해 조선 후기의 명필가로 이름이 높았다는 것이다. 그는 특히 행서와 초서에 뛰어났다고 한다. 하지만 그의 글씨를 높게 평가하는 사람은 없다. 글씨라고 하는 것은 잘 썼다고 무조건 좋은 글씨라고 하지 않는다. 물론 글씨를 얼마나 잘 썼느냐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글쓴이의 인품이나 평판이 더 큰 영향을 미친다. 즉, 작품 자체의 가치보다 글씨를 쓴 사람 자체가 어떤 삶을 살았느냐가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런 탓으로 수집가들도 이완용의 글씨에 높은..

나의 이야기 2021.10.16

엉터리 세상

아무리 생각해도 엉터리들이 너무 많다. 엉터리가 마치 진실인 것처럼 가면을 쓰고, 무지한 사람들은 그대로 순응하며 속는다. 더 나아가 그 엉터리를 진실이라고 선전하며 착한 백성으로 살기도 한다. 코로나에 대한 대응방식을 봐도 그렇다. 코로나가 전 세계적으로 퍼지면서 무서운 역병이라는 것은 분명하지만, 대책이라는 것들을 생각없이 받아들이기에는 웃기는 것들이 너무 많다. 최근 오후 6시까지는 4명이 만나서 밥 먹는 것을 허용하고, 6시가 넘으면 2명으로 제한한 것도 정말 난센스 중의 난센스이다. 코로나가 6시까지는 4명까지 봐주고, 6시 넘으면 2명까지만 봐준다고 생각하는 것인지, 소가 웃을 정책이다. 2명이나 4명이라는 숫자도 그렇지만, 저녁 6시가 넘으면 전파속도가 2배로 빨라진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

나의 이야기 2021.08.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