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571

월영교에서

"월영교(月映橋)"라는 이름을 보니 몇년 전 교오토(京都)에 갔을 때 걸었던 渡月橋(도게츠교)가 생각난다. 도게츠교에 갔을 때 지었던 나의 졸시(拙詩)가 생각나 이곳에 옮겨본다. 渡月橋에서 달님은 이 다리를 건널 때 무엇을 보았을까 왼쪽을 보았을까 오른쪽을 보았을까 과거를 보았을까 미래를 보았을까 눈을 뜨고 보았을까 눈을 감고 보았을까 갈 길이 멀다고 바쁜 척하던 바람도 이곳에선 쨍쨍한 햇볕을 칭칭 감고 잠시 숨을 멈춘다 달님이 다리를 건너는데 얼마나 걸렸을까 순간이었을까 무량겁이었을까 바람은 얼마나 오래 생각을 묶어 놓아야 달님의 흔적이라도 볼 수 있을까 삼십년이 넘도록 사랑을 중얼거리는 반려자의 입술에 달 모양의 아이스크림을 하얗게 묻히며 앞날을 물위에 그려본다 渡月橋(도게츠교)와 月映橋(월영교)를 ..

나의 시 문장 2019.07.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