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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와 나

아버지가 쓴 책 중에서 가장 말년에 펴내신 "차마 어쩌지 못한 인생"이란 책을 최근에 다시 꺼내 보다가 마지막 페이지가 "169"라는 숫자에 눈이 꽂히며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내가 약 2년 전에 펴낸 "기울어짐에 대한 단상"이라는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보니 역시 같다. 아버지의 책과 내 책이 어떻게 똑같이 169 페이지의 책으로 되어 있는 것일까? 물론 우연의 일치이겠지만, 이런 것까지 "어쩜 이리 같을까"를 생각하니 나도 모르게 전율이 일었다. 나는 어렸을 때 아버지와 닮았다는 말을 엄청나게 많이 듣고 들었다. 특히, 외가 쪽에 놀러 가면 그 동네 사람들은 나만 보면 "완전 빼다 박았다"는 말을 수시로 하였다. 그런데 당시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었지만, 대부분 존경이나 사랑이 담긴 말투가 아니..

나의 이야기 2020.09.17

호박꽃

호박꽃 너도 꽃이냐고 이름 갖고 비아냥거리지 마라 누가 뭐라 하든 때가 되면 때가 되면 황금빛으로 활짝 피어 벌들을 맞이한다 땅바닥을 기어 다니기도 하지만 막대기를 감아 올라가기도 하고 높은 담장도 슬금슬금 기어올라 입을 활짝 벌렸다가 벌렸다가 쪼그라들며 지상의 임무를 마치는 날 이 세상에 없었던 것처럼 툭 떨어진다 이름 갖고 우습게 보지 마라 눈길 한번 안 줘도 상관없다 모두가 좋아하는 열매를 맺고 조용히 떠나는 이 운명을 이 운명을 사랑한다

나의 시 문장 2020.09.11

시서화(詩書畵)

무궁화의 날은 8월 8일이다. 8.8. 을 무궁화의 날로 지정한 이유는 8자를 옆으로 누이면 무한대 표시가 되어 무궁화와 관련지을 수 있기 때문에 민간단체에 의해 그렇게 정해졌다고 한다. 따라서 매년 그 맘때가 되면 국회에서 관련 행사를 하는데, 올해는 8.8. 이 토요일인 관계로 하루 앞당겨 8.7. 에 한다는 통보를 받았다. 그런데 그것도 코로나로 행사 자체가 무산되고, 작품들만 국회 의원회관에서 3일동안 전시되었다. 아래는 나의 작품이다. "무궁화삼천리 화려강산 민족정기 만개"라고 적었다. 나는 우수상을 수상하였다. 비록 큰 상은 아니지만, 의원회관에 내 작품이 전시되었다는 그 자체로 만족한다. 최근 나는 문인화를 그리는 것에도 열중하고 있는데, 이를 시작한 이유는 이왕에 시를 쓰고 글씨를 쓴 김에..

나의 이야기 2020.08.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