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쓴 책 중에서 가장 말년에 펴내신 "차마 어쩌지 못한 인생"이란 책을 최근에 다시 꺼내 보다가 마지막 페이지가 "169"라는 숫자에 눈이 꽂히며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내가 약 2년 전에 펴낸 "기울어짐에 대한 단상"이라는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보니 역시 같다. 아버지의 책과 내 책이 어떻게 똑같이 169 페이지의 책으로 되어 있는 것일까? 물론 우연의 일치이겠지만, 이런 것까지 "어쩜 이리 같을까"를 생각하니 나도 모르게 전율이 일었다. 나는 어렸을 때 아버지와 닮았다는 말을 엄청나게 많이 듣고 들었다. 특히, 외가 쪽에 놀러 가면 그 동네 사람들은 나만 보면 "완전 빼다 박았다"는 말을 수시로 하였다. 그런데 당시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었지만, 대부분 존경이나 사랑이 담긴 말투가 아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