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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陵(영릉)과 寧陵(영릉)

여주에 있는 英陵(영릉)과 寧陵(영릉)을 다녀왔다. 한글로는 같은 영릉이지만, 한자로는 다르다. 英陵(영릉)은 세종대왕릉이고, 寧陵(영릉)은 효종대왕릉이다. 한글을 사용하는 국민으로서 가끔이라도 세종대왕릉에 오지 않으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으로 자세를 바로 하면서 주변을 돌아다녔다. 주차를 하고, 안내문을 보며 문화관 앞에서 일단 셀카 한장을 찍었다. 입장료는 500원이다. 65세 이상 노인은 당연 무료이다. 나는 아직 노인이 아닌 관계로 500원을 내고 입장했다. 두 능의 차이 중 하나는 英陵(영릉)은 합장릉이고, 寧陵(영릉)은 쌍릉이라는 것이다. 부부가 죽어서 한곳에 묻히는 합장릉이 좋을까? 아니면 옆이나 위,아래로 있는 쌍릉이 좋을까? 지금은 대부분 화장을 하기 때문에 별 의미없는 자문이지만, 부..

나의 이야기 2020.11.13

만추 담쟁이

만추 담쟁이 제남 박 형 순 해도 짧아지고 찬바람도 불어대니 앞으로 갈 수가 없네 아무래도 더 이상은 힘들 것 같아 어둠을 기어코 덮어서 희망의 세상을 만들려고 했는데 색깔도 변하고 말라 꼬부라져서 여기서 그만 멈춰야 할 것 같아 좀 더 햇빛을 박박 긁어서 더 뻗지 못한 것이 후회되지만 그래도 풍우들과 어울려 한 세상 그런대로 잘 살았어 이제 좋은 밑거름이 되어 준다면 내년엔 좀 더 나아지겠지 다시 또 어깨동무를 하고 앞으로 앞으로 나아가겠지 이게 우리의 숙명인 것 같아

나의 시 문장 2020.10.29

낙엽 순응

낙엽 순응 제남 박 형 순 올 것이 온 것뿐이다 진작부터 이럴 줄 알았다 푸르디푸른 탱탱한 잎으로 햇빛이 오면 빗방울을 튕기면서 깔깔거릴 때는 몰랐지만 새들의 날갯짓에도 무게가 느껴졌다 한때는 폭풍도 간지러웠지만 이젠 솔바람도 아프다 높은 구름을 조금이라도 더 보고 싶어 매시간마다 쉼표를 찍어보지만 놀란 노루 도망가듯이 가을은 가고 노란 옷, 빨간 옷으로 갈아입으니 가지를 붙들고 있는 자체가 힘들다 성질 급한 애들은 이미 떠난 그 길 결국엔 뒤따라 가겠지 누구는 햇살에 기대 좀 더 버티겠지만 결국엔 뒤따라 가겠지 그러면 어떤 이는 아름답다고 하고 또 어떤 이는 애달프다고 하면서 노래를 부르고 그림을 그리겠지 갈 때 가더라도 지금까지 이렇게 이렇게 지내온 것에 고마움을 뿌리자 올 것이 온 것뿐이다

나의 시 문장 2020.1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