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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궁화세계 서집운

요즘 무궁화와 관련한 서예로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해마다 열리는 무궁화 미술대전의 서예부문에 응모하기 위함이다. 사실 입상 여부는 크게 중요하지 않게 생각하고 있다. 응모한다는 목표로 좋은 작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자체에 의미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궁화와 관련한 글씨뿐만 아니라 그림도 그리면서 詩書畵(시서화)를 교양필수로 알던 선비의 흉내를 내고 있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초등학교 시절에 무궁화에 대한 교육을 받으며 자랐을 것이다. 나이를 먹으며 기억이 가물거리는 사람들이 대부분이겠지만, 나라사랑과 관련하여 무궁화에 대한 교육은 누구나 받았으리라고 본다. 그리고 옛날이나 지금이나 무궁화를 교정에 심어서 키우는 초등학교들이 많다. 아무래도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꽃이기 때문에 부정적..

나의 이야기 2021.03.11

의자를 보낸 후

이사는 단순히 집을 옮기는 것이 아니다. 주변 사람들은 물론이고, 이러저러한 사물들과도 헤어짐을 강요받는다. 최근 이사를 앞두고 거실 한쪽을 차지하고 있던 안마의자를 떠나보낸 후 왜 이렇게 허전한지 모르겠다. 그동안 많은 물건들과 만나고 헤어졌지만, 지금처럼 허전함을 느꼈던 적이 없는 것 같다. 아들이 약 5년 전 나의 회갑을 기념하기 위해 거금(?)을 들여 사준 것으로 아무래도 그동안 정이 많이 들었던 모양이다. 당시 그 의자가 들어올 때는 별로 탐탁지 않게 여겼다. 우선 집에 어울리지 않게 그 크기가 너무 커서 좁은 우리 집에 놓기에는 어울리지 않았다. 그래서 그 의자가 왔을 당시 나는 많이 투덜거렸다. 하지만 집사람은 그게 아니었다. 아들이 하는 짓(?)은 무조건 좋게 보는 습관 탓인지, 나의 반응..

나의 이야기 2021.02.25

조상의 비석들을 보며

辛丑年(신축년) 설날을 맞이하여 아들 부부와 조상님들 산소에 갔다 왔다. 나의 조상님들 산소에는 크고 작은 비석들이 있다. 세상에 알려진 대단한 집안은 아니지만, 뿌리있는 집안이라는 것을 알리기 위함인지 종손인 큰집 아저씨가 생전에 고조부모와 증조부모의 비석을 세우는데 힘썼다. 후손들에게 자긍심을 심어주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본다. 명절이 되면 제일 먼저 찾아뵙는 고조부모의 산소부터 들렀다. 고조부인 錦士(금사) 朴恒來(박항래) 공은 자랑스러운 선조이다. 여러 문헌을 보면 나라와 백성을 위해 많은 일을 하셨다. 비석엔 "가선대부 박공 위 항래지묘"라고 쓰여있다. 가선대부는 종 2품 벼슬이다. 그 옆에는 "배 정부인 인동장씨 부우"라고 되어 있다. 종2품 의 부인은 정부인이라고 부른다. 나의 고조모는 인동 ..

나의 이야기 2021.0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