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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이 튼다

동이 튼다 한치의 오차도 없이 성큼성큼 무대가 등장하며 삼바의 휘스크처럼 붉은빛들이 휘젓고 있지만 왜 이렇게 고요한 것일까 구름도 길을 멈추고 새들도 조용하고 향기도 숨을 죽인다 예술과는 거리가 멀지만 예술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고 사자관체의 글씨처럼 강직을 넘어 자연스럽건만 왜 이렇게 소름이 돋는 것일까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고 바꾸려 해도 바꿔질 수 없는 새로운 시작이다

나의 시 문장 2022.03.04

조선 최고의 명필(5)

(2) 왕희지 왕희지(321~379년 또는 303~361년)의 자는 일소(逸少)이다. 오랫동안 회계 산음현에서 살았으며, 관직이 우군장군(右軍將軍) 및 회계(會稽) 내사(內史)에 이르러 사람들이 ‘왕우군(王右軍)’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왕희지는 사실 동진의 고귀한 사족 가문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벼슬하려는 마음만 있었다면 아주 높은 벼슬을 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왕희지는 벼슬이 싫었다. 그는 자유로운 생활이 좋았다. 나중에 절친한 사이인 양주 자사 은호(殷浩)가 하도 권하는 바람에 회계 내사라는 벼슬을 했지만, 그것도 회계라는 곳의 아름다운 산천을 구경하기 위해서이지 벼슬이 좋아서는 아니었다고 한다. 그는 평생 병약한 탓도 있지만, 자기만의 세계에서 놀기를 좋아했다. 지천명의 나이에 일찌감치 벼슬을 버리..

My Think 2022.02.02

조선 최고의 명필(4)

추사 김정희에 대한 이야기를 계속 이어갑니다. 추사 김정희가 40대에 쓴 글씨로 위의 사진 "운외몽중첩(雲外夢中帖)"은 최고 명작이라고 한다. 위의 "운외몽중" 네 글자는 예서체의 골격에 해서체의 방정함이 곁들여져 글자 자체의 울림과 무게가 동시에 느껴진다. 한편 힘차고 유려한 행서로 써 내려간 작은 글씨들을 보면 추사는 이 무렵부터 획의 굵기에서 아주 능숙한 변화를 보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50대에 들어서면 이런 글씨가 더욱 발전하여 글자의 기본 틀에 구양순체가 더해져 이른바 추사체로 발전하게 되었다. 그 유명한 추사체에 대하여는 이러저러한 평가들이 있다. 추사체는 정치적 풍랑과 오랜 유배 생활의 심회가 더해져 완성된 것이라는 의견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보는 이에 따라 좀 다르게 평가하기도 한다. ..

My Think 2022.0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