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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산의 둘레길을 걸으며

서울에 있는 산들은 거의 모두 둘레길을 만들어 놓았다. 비교적 편하게 걸을 수 있는 길이다. 북한산도 예외는 아니다. 그렇다고 오르막 내리막이 없는 것은 아니다. 어느 곳은 좀 힘이 많이 드는 곳도 있고, 의외로 계단이 많은 곳도 있다. 북한산은 서대문 안산이나 상계동의 불암산에 비해 계단이 많다. 그리고 거리도 길다. 북한산의 둘레길은 하루에 다 돌 수 있는 거리가 아니다. 약 45Km가 되기 때문이다. 내가 사는 아파트와 접해있는 곳을 조금 오르면 솔샘길 구간이라는 팻말이 나온다. 4구간이라고 하는데, 정릉 탐방안내소까지의 구간이다. 약 2Km이다. 그리고 오른쪽으로는 흰구름길 구간이라고 한다. 즉, 아파트와 접해있는 계단을 오르면 솔샘길 구간과 흰구름길 구간의 경계가 나온다. 솔샘길 구간도 가보긴 ..

나의 이야기 2021.05.18

가슴졸인 46시간

코로나의 확진자수가 증가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해도, 나하고는 크게 상관없는 먼 곳의 이야기인 줄 알았다. 누가 코로나에 걸려서 어떻게 되었다는 말을 들어도 나와 직접 연관이 있는 사람의 이야기는 아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코로나는 어느덧 내 주변 가까이에 와 있었다. 사실 그동안 이러저러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약간의 불안감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우선 출퇴근시 붐비는 지하철은 많이 불안하지 않을 수 없다. 그 복잡한 차내에서 어떤 이는 거리낌없이 대화를 나누는 이도 있고, 전화를 하는 이도 있다. 그래도 모두들 마스크를 착용한 덕분인지, 크게 문제가 된 것 같지는 않다. 그보다 점심시간에 식당에 가보면 큰 소리로 대화를 나누며 식사를 하는 그룹들을 옆에서 만나곤 하는데, 솔직히 좋아 보이지 않는다. 최근..

나의 이야기 2021.05.07

시멘트 바닥의 민들레

시멘트 바닥의 민들레 제남 박 형 순 왜 이런 곳에 뿌리를 내렸냐고 묻지 마라 왜 이렇게 사냐고 탓하지 마라 소쩍새 우는 사연 어찌 다 말하랴 멀리서는 볼 수 없고 가까이 다가서도 보기 힘들며 자세를 낮추어야 겨우 볼 수 있는 구석진 곳에 웅크려 자리 잡았으니 그냥 지나쳐도 상관없다 바닥에 바짝 엎드려 있다고 무슨 죄라도 지은 것처럼 쳐다보지 마라 바람 불면 부는 대로 비가 오면 비를 맞다가 언제 뽑혀 나갈지라도 세상을 원망하지 않는다 누구나 꽃은 한순간이다

나의 시 문장 2021.04.12

이사를 하고나서

이사를 하였다. 나이를 먹으면 함부로 집을 옮기는 것이 아닌데, 어찌하다 보니 이사를 하게 되었다. 이사를 하게 된 가장 큰 원인은 부동산중개소의 회유도 있었고, 가만히 있으면 좀이 쑤시는 집사람의 성격 등이 한몫했다. 물론 집을 매각함에 있어서 나의 묵시적 동의도 있었다. 나의 묵시적 동의엔 타로점이 약간의 영향을 주었다고 할 수 있다. 코로나로 인하여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짐에 따라 작년에 여러 개의 자격증을 취득하였는데, 그중 타로 심리상담사 자격증이 있다는 점을 이용하여 타로점을 보았더니, 새로운 곳으로 이동하는 것이 더 좋다는 점괘가 나왔다. 무엇보다 부동산중개소 입장에서는 계속 우리 집을 눈여겨보고 있었다. 지금 생각하니 아파트 가격 상승의 주범은 부동산중개소가 아닌가 한다. 자기 지역의 아파..

나의 이야기 2021.04.02

무궁화세계 서집운

요즘 무궁화와 관련한 서예로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해마다 열리는 무궁화 미술대전의 서예부문에 응모하기 위함이다. 사실 입상 여부는 크게 중요하지 않게 생각하고 있다. 응모한다는 목표로 좋은 작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자체에 의미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궁화와 관련한 글씨뿐만 아니라 그림도 그리면서 詩書畵(시서화)를 교양필수로 알던 선비의 흉내를 내고 있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초등학교 시절에 무궁화에 대한 교육을 받으며 자랐을 것이다. 나이를 먹으며 기억이 가물거리는 사람들이 대부분이겠지만, 나라사랑과 관련하여 무궁화에 대한 교육은 누구나 받았으리라고 본다. 그리고 옛날이나 지금이나 무궁화를 교정에 심어서 키우는 초등학교들이 많다. 아무래도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꽃이기 때문에 부정적..

나의 이야기 2021.03.11

의자를 보낸 후

이사는 단순히 집을 옮기는 것이 아니다. 주변 사람들은 물론이고, 이러저러한 사물들과도 헤어짐을 강요받는다. 최근 이사를 앞두고 거실 한쪽을 차지하고 있던 안마의자를 떠나보낸 후 왜 이렇게 허전한지 모르겠다. 그동안 많은 물건들과 만나고 헤어졌지만, 지금처럼 허전함을 느꼈던 적이 없는 것 같다. 아들이 약 5년 전 나의 회갑을 기념하기 위해 거금(?)을 들여 사준 것으로 아무래도 그동안 정이 많이 들었던 모양이다. 당시 그 의자가 들어올 때는 별로 탐탁지 않게 여겼다. 우선 집에 어울리지 않게 그 크기가 너무 커서 좁은 우리 집에 놓기에는 어울리지 않았다. 그래서 그 의자가 왔을 당시 나는 많이 투덜거렸다. 하지만 집사람은 그게 아니었다. 아들이 하는 짓(?)은 무조건 좋게 보는 습관 탓인지, 나의 반응..

나의 이야기 2021.02.25

조상의 비석들을 보며

辛丑年(신축년) 설날을 맞이하여 아들 부부와 조상님들 산소에 갔다 왔다. 나의 조상님들 산소에는 크고 작은 비석들이 있다. 세상에 알려진 대단한 집안은 아니지만, 뿌리있는 집안이라는 것을 알리기 위함인지 종손인 큰집 아저씨가 생전에 고조부모와 증조부모의 비석을 세우는데 힘썼다. 후손들에게 자긍심을 심어주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본다. 명절이 되면 제일 먼저 찾아뵙는 고조부모의 산소부터 들렀다. 고조부인 錦士(금사) 朴恒來(박항래) 공은 자랑스러운 선조이다. 여러 문헌을 보면 나라와 백성을 위해 많은 일을 하셨다. 비석엔 "가선대부 박공 위 항래지묘"라고 쓰여있다. 가선대부는 종 2품 벼슬이다. 그 옆에는 "배 정부인 인동장씨 부우"라고 되어 있다. 종2품 의 부인은 정부인이라고 부른다. 나의 고조모는 인동 ..

나의 이야기 2021.02.17

코로나 횡설수설

솔직히 지겹다. 코로나로 불편을 겪으며 1년이 지났다. 평생교육원이나 자치회관에 다니며 배우던 서예나 문인화 등의 수업을 못 받은 지 거의 1년이다. 물론 중간에 방역수칙을 준수하며 다닌 적은 있지만, 너무 짧은 시간이라 기억도 잘 나지 않는다. 사실 코로나가 이렇게 길어질 줄 몰랐다. 작년 봄만 해도 날씨가 더워지면 사라질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코로나는 무더웠던 여름에도 지칠 줄 모르더니 결국 사계절을 휘젓고 다니다가 한해를 넘겼다. 여하튼 이로 인해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재미도 없고 답답하다. 더구나 일주일에 며칠이라도 다니던 회사마저 몇 개월 전부터는 다니지 않게 됨에 따라 더 답답함을 느꼈는지 모른다. 코로나라는 역병으로 경자년은 세계 모두가 힘겹게 기억될 그런 해가 되고 말았다. 경자년을..

나의 이야기 2021.01.10

도움받으며 사는 세상

아무래도 한정식집에서 먹은 점심이 잘못된 모양이다. 차를 몰고 서울로 올라오면서 배가 아프기 시작했다. 코로나 2단계 이전으로 어머니의 구순을 축하하려고 직계가족들이 모였던 어느 일요일의 일이다. 장남인 나의 주도하에 5남매와 그 자식들이 동학사 근처의 음식집에서 식사를 하였는데, 내가 먹은 음식 중 무엇이 잘못된 모양이다. 모임이 끝난 후 어머니를 大田(대전) 집에 모셔 드린 후 집사람과 함께 서울로 올라오는 중이었다. 특별한 것을 먹은 것 같지도 않은데, 배가 아파서 참기 힘들었다. 운전을 하기도 힘들었지만, 그보다 배에서 계속 신호를 보내고 있어 휴게소에 들러 화장실에 갔다. 점심에 먹은 것을 생각해보니 굴을 먹은 것이 원인이다. 사실 많이 먹지도 않고 2개를 초장에 찍어 먹었을 뿐인데, 아무래도 ..

나의 이야기 2020.1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