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 문장

시멘트 바닥의 민들레

헤스톤 2021. 4. 12. 07:55

 

시멘트 바닥의 민들레

                                          제남  박 형 순

 

왜 이런 곳에 뿌리를 내렸냐고 묻지 마라

왜 이렇게 사냐고 탓하지 마라 

소쩍새 우는 사연 어찌 다 말하랴

 

멀리서는 볼 수 없고

가까이 다가서도 보기 힘들며

자세를 낮추어야 겨우 볼 수 있는

구석진 곳에 웅크려 자리 잡았으니

그냥 지나쳐도 상관없다

 

바닥에 바짝 엎드려 있다고

무슨 죄라도 지은 것처럼 쳐다보지 마라

바람 불면 부는 대로

비가 오면 비를 맞다가 

언제 뽑혀 나갈지라도

세상을 원망하지 않는다

누구나 꽃은 한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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