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고 빨간 꽃
조용한 숲 속
잡초들의 자리다툼이 심한 곳에서
작은 꽃 하나가 고개를 간신히 내밀더니
바람 소리에 놀라 모습을 감춘다
억센 숨 고르는 산 중턱
더 이상 자라지 않는 키를 원망하며
파란 풀 속에서 빨갛게 숨을 죽여
구름이 지나가길 기다린다
낙화를 독촉함에 서러움이 크지만
누구를 원망하랴
이렇게라도 피었음에 고개 숙이며
다가올 이별에 눈이 시리지만
좀 더 버티려고 애쓰는 모습에서
계절 지나가는 슬픔이 묻어난다
七言節句 漢詩(한시)로도 써 보았습니다.
小 紅 花
紅花小笑中雜草(홍화소소중잡초)
苦育險生着山腰(고육험생착산요)
驚風姿隱待雲通(경풍자은대운통)
季去哀感非落表(계거애감비락표)
빨간 꽃이 잡초들 사이에서 조그맣게 핀 것을 보니
힘들게 자라 온 험난한 삶이 산 허리에 붙어 있구나
비람에 놀라 모습을 숨겨 구름이 지나가길 기다리며
떨어지지 않으려는 겉면에서 계절이 가는 슬픔을 느낀다
수풀 사이로 작고 빨간 꽃이 피었는데,
산 중턱의 한 모퉁이에서 다른 잡초들 속에 섞여 어렵게 산 모습을
한참 쳐다보았다.
바람 한 자락에 모습을 감춘다. 비에 떨어질까 걱정하며
시들어가고 있다.
비바람이 아니어도 얼마 버티지 못할 모습이다.
아무리 애를 써도 결국은 떨어지고 말 것이다.
색깔은 붉지만 작은 모습으로 이렇게 살며시 세상에 왔다가
계절 따라 가는 모습이 슬픔을 자아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