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 문장

小紅花(작고 빨간 꽃)

헤스톤 2021. 9. 17. 16:04

 

 

작고 빨간 꽃

 

조용한 숲 속

잡초들의 자리다툼이 심한 곳에서

작은 꽃 하나가 고개를 간신히 내밀더니

바람 소리에 놀라 모습을 감춘다

 

억센 숨 고르는 산 중턱

더 이상 자라지 않는 키를 원망하며

파란 풀 속에서 빨갛게 숨을 죽여 

구름이 지나가길 기다린다

 

낙화를 독촉함에 서러움이 크지만

누구를 원망하랴

이렇게라도 피었음에 고개 숙이며

다가올 이별에 눈이 시리지만

좀 더 버티려고 애쓰는 모습에서

계절 지나가는 슬픔이 묻어난다

 

 

 

七言節句 漢詩(한시)로도 써 보았습니다.

 

小 紅 花

紅花笑中雜草(홍화소소중잡초)

苦育險生山腰(고육험생착산요)

姿隱待雲通(경풍자은대운통)

季去哀感非落表(계거애감비락표)

 

빨간 꽃이 잡초들 사이에서 조그맣게 핀 것을 보니

힘들게 자라 온 험난한 삶이 산 허리에 붙어 있구나

비람에 놀라 모습을 숨겨 구름이 지나가길 기다리며

떨어지지 않으려는 겉면에서 계절이 가는 슬픔을 느낀다

 

수풀 사이로 작고 빨간 꽃이 피었는데,

산 중턱의 한 모퉁이에서 다른 잡초들 속에 섞여 어렵게 산 모습을

한참 쳐다보았다.

바람 한 자락에 모습을 감춘다. 비에 떨어질까 걱정하며

시들어가고 있다.

비바람이 아니어도 얼마 버티지 못할 모습이다.

아무리 애를 써도 결국은 떨어지고 말 것이다.

색깔은 붉지만 작은 모습으로 이렇게 살며시 세상에 왔다가

계절 따라 가는 모습이 슬픔을 자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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