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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을 보내며

가을을 보내며 지난날을 나무 끝에 매달고 바람이 슬프게 울어대니 고운 단풍잎 하나 삶을 내려놓고 멀어져 간다 정이란 무엇이고 인연의 끝에는 무엇이 남는 걸까 나무에 어린잎으로 매달려 초록으로 살다가 고운 빛깔로 사라지는 잎새 고우면 고울수록 쓸쓸함은 더 깊어진다 높은 하늘의 가을을 걷다가 걷다가 주저앉으니 조그만 꽃 하나가 웃고 있다 단풍에 묻힌 초라한 꽃 그래도 기어이 피고 마는 꽃 정말 그렇게라도 피고 싶다 크지 않아도 상관없고 화려하지 않아도 상관없다 하늘이 나의 이름을 부르는 날 세상 참 아름다웠다고 말할 수 있도록 그렇게라도 한번 폼나게 폼나게 피운 흔적을 남기고 싶다

나의 시 문장 2023.11.16

막힘의 고통 (하)

발병 3일째 날(11. 2.)이다. 종합병원이 아니면 불신하는 마누라 말에 따라 아침부터 서둘렀다. 이렇게 챙겨주는 배우자가 있다는 것은 정말 다행이다. 만약 혼자였다면 다시 동네 병원이나 갔을 것이다. 그러면서 또 드는 생각은 누가 옆에 있다는 것이 꼭 得(득)만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 날도 결과적으론 돈과 시간만 허비하였다. 업무시간보다 일찍 서둘러 하계동에 있는 '을지병원'에 가서 접수하고 시간이 급하다는 말을 담당자에게 전했다. 다행히 오래 기다리지 않고 진료를 볼 수 있었다. 의사 선생이 말하길 당분간 오줌줄을 달고 지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 당장 너무 힘드니 급하게 수술해 줄 수 없겠습니까?" "수술일정이 꽉 차서 아무리 빨리 잡아도 약 1개월 후에나 가능합니다." "먼저 오늘은 ..

나의 이야기 2023.11.10

막힘의 고통 (상)

힘든 고비를 넘겼다고 하지만, 지금도 고통 속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원인은 전립선 비대로 인한 것이었지만, 약에 대한 무지와 대처를 잘못한 탓으로 지금도 심한 고통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솔직히 많이 힘들다. 시작은 지난 10월의 마지막 날이었다. 골프 약속에 따라 새벽에 차를 몰았다.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남에 따라 오줌이 마렵기 시작하여 동반자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휴게소 화장실로 갔다. 안에 있는 오줌 양은 많은데, 시원하게 나오지 않는다. 예전에도 이런 경험이 있었기에 차츰 좋아질 것으로 생각했다. 많이 나오지 않은 탓인지 얼마 지나지 않아 또 오줌이 마렵기 시작한다. 그냥 골프장까지 달렸다. 도착하자마자 화장실로 갔지만, 졸졸 나오는 정도이다. 그래도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 것이라고 여겼다. 좀..

나의 이야기 2023.1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