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悲慾(비욕) - 36

36. 몰아치는 태풍  세상사 대부분이 그렇듯이 좋지 않은 일은 겹쳐서 온다.현재의 인력구조와 시스템으로는 살아남기 힘들겠다는 생각으로 연못가에서 한참 머물던 오 상무가 사무실로 들어오니, 구매부문뿐만 아니고 전 부문의 사무실이 어수선하다. 약 20명의 세무조사원들이 들이닥친 것이다. 회장실을 비롯한 각 부문의 사무실로 들이닥친 그들은 모든 손을 멈추게 하고 외부 출입도 통제시켰다. 그리고는 닥치는 대로 책상 위나 책상 속에 있는 서류 혹은 USB 등을 가져온 빈 박스에 쓸어 담았다. 오 상무 방에 있는 각종 서류들도 모두 박스로 이동되었다. 국세청 조사 4국에서 나왔다고 한다. 대개 세무조사라고 하면 관할 지방청에서 나오는 것인데, 본청의 조사 4국에서 나왔다는 자체가 불길하다. 국세청 조사 4국은 주..

장편소설 2025.03.09

悲慾(비욕) - 35

35. 갱생가능 없음  우선 사업장의 생산직 직원을 제외한 사무직원을 대상으로 구조조정이 이루어졌다. 총무 및 자금, 미래전략, 영업, 생산관리, 구매, 품질 등 총 6개 부문으로 이루어진 조직에서 각 부문당  3분의 1에 해당하는 직원을 정리 해고 시키기로 했다. 일률적으로 3분의 1을 해고시키는 것에 대하여 임원 회의에서 오 상무는 부당함을 내세웠다. 현재 직원수로 볼 때 영업은 구매보다 약 6배가 많고, 생산관리는 약 4배가 많은데, 각 부문당 똑같이 3분의 1을 줄이면 직원수가 적은 쪽에서는 남아 있는 직원의 업무 가중이 상대적으로 크게 높아져 운영에 큰 차질을 가져오니 고려해 달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런 주장은 다른 부문장들의 반대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오 상무는 부문 직원 명단을 보며 약 이..

장편소설 2025.03.03

悲慾(비욕) - 34

34. 다시 부는 찬바람  노사 간 봉합으로 안정을 찾아가던 회사는 1년도 지나지 않아 다시 내리막길로 내달렸다. 경쟁업체들의 가격 인하 경쟁이라는 외부 요인도 있었지만, 회사의 고질적인 병이라고 할 수 있는 내부 불화가 더 큰 원인이었다. 더 결정적인 것은 부회장 겸 사장인 천태운의 공격적인 경영이 최선이라는 그의 오판이었다. 무리하게 중국과 베트남에 사업장을 증축 혹은 신축하면서 5개 은행으로부터 빌린 돈이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났다. 허 회장의 묵인하에 천 사장이 건물을 짓는데 열을 올리게 된 이유 중 하나는 이를 실행하면서 공사대금을 크게 부풀려 놓고, 건축업자로부터 리베이트를 받아 비자금을 조성하고자 함이었다.  약 5년 전만 해도 무차입 경영을 원칙으로 하던 회사는 수시로 은행 문턱을 들락거리며 ..

장편소설 2025.0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