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悲慾(비욕) - 20

20. 헝클어진 머리 오 이사는 회사의 앞날을 그려보며 착잡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서 회의 때마다 주장하는 것 중의 하나는 "get back to the basics"이었다. 현재의 상태로 가면 회사가 얼마 못 가 망하는 것은 뻔하기 때문에 기본으로 돌아가서 다시 시작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역설하였다. 그렇지 못하면 남아있는 자들도 결국 모두 회사를 떠날 수밖에 없다고 하면서 계단을 하나하나 올라가자고 임원 회의 때마다 말하곤 하였다. 우선 오 이사는 자신이 맡고 있는 구매부문부터 자세를 바르게 하도록 하였다. 약 80여 개에 이르는 자재공급 업체들에 대하여 오 이사는 원가분석을 하였다. 그러한 원가절감 노력과 부하 직원들의 헌신으로 구매부문은 그해 약 120억원의 원가절감을 할 수 있었다. 이에 따..

장편소설 2024.02.24

리더라는 마음으로

내가 사는 아파트에 상가가 있는데, 그 상가는 4층으로 이루어져 있다. 나는 그 상가를 자주 이용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 상가의 엘리베이터는 자주 이용한다. 아파트 자체가 지대가 높은 곳에 지어진 탓으로 아파트 각 동의 1층이 대개 상가의 꼭대기 층에 해당하고, 엘리베이터는 지하 1층에서 지상 4층까지 운행한다. 따라서 대중교통 이용 시 그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면 좀 더 편리하게 전철역으로 갈 수 있기 때문에 자주 이용하게 된다. 많은 아파트 주민들이 나와 비슷하다. 따라서 출근 시에는 그 엘리베이터의 4층에서 타고 1층에서 내려 지하철로 가고, 퇴근 시는 반대로 1층에서 타고 4층에서 내려 집으로 향한다. 이 경우 그 엘리베이터에서 자주 목격하는 것이지만, 먼저 타고서도 버튼을 누르지 않는 이들을 본다...

나의 이야기 2024.02.11

悲慾(비욕) - 19

19. 골프장 바위 오제원 이사는 거의 주말마다 이들과 골프를 치러 다녔다. 휴일마다 골프를 치게 된 이유는 허 회장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허 회장의 제일 큰 취미가 골프이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대개 다른 사람들과 비교해서 잘하는 것을 자신의 취미로 삼는다. 허 회장의 골프 실력은 싱글 수준이었기 때문에 일반 주말 골퍼 수준이 아니었다. 직장인 기준으로 보면 상위 중에서도 상위라고 할 수 있었다. 그런 탓으로 그와 담화를 나누다 보면 골프 이야기가 대부분이었다. 평일에는 회사 일을 해야 하기 때문에 골프 치러 가지 않지만, 휴일엔 어김없이 함께 어울려 골프를 치러 다녔다. 당연히 허 회장의 비서가 하는 일 중의 하나는 골프 예약이었다. 거의 매주 주말은 물론이고, 연휴시에는 제주도나 강원도 등으로 ..

장편소설 2024.0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