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시상식장에서의 기울어진 단상

헤스톤 2018. 11. 14. 07:07

 

시상식장에서의 기울어진 단상

 

지난 11. 10.(토)에 있었던 시상식장에서 내가 느꼈던 단상입니다. 우선 양해를 구할 것은 이번에 낸 나의

책 제목처럼 나의 "기울어진 시각"으로 쓴 것이기 때문에 이 점 십분 고려해 주시길 바랍니다. 

 

우선 단상을 쓰기 전에 내가 요즘 축하의 말을 너무 많이 먹어 소화가 되지 않을 정도이다. 약 1개월전부터

들은 축하의 말을 쌓으면 아마 고향 뒷동산 높이만큼은 될 것 같다. 우선 "기울어짐에 대한 단상"이라는

책을 내었다고 축하, 다음으로  "모던포엠 문학상 시상식"에서 금상을 받았다고 내가 가입된 밴드나 단체

카톡에서 난리.. 6.25때 난리는 난리도 아니다.. ㅎ

 

그 보다 온라인에서 나의 책을 사고 싶어도 살 수가 없고, 교보문고에 가도 살 수 없었다고 불평을 막 집어

던지던 무리들도 이젠 다 지나갔다. 솔직히 나 자신 처음으로 책을 내다보니 무엇이 잘 못된 줄도 모르고

지금까지 지냈다. 정말 이렇게 책을 내고 엿 먹을 줄 몰랐다. 솔직히 요즘 내 속이 속이 아니다.

하지만 이젠 어쩔 수 없다. 그렇잖아도 글씨도 작고, 글자가 너무 빡빡해서 읽어보는데 짜증난다는

독자(?)들이 있었는데, 만약 그들이 책을 사서 읽었다면 더 신경질을 냈을 것이다.

차라리 책 안 팔아먹은 것을 다행으로 알고, 모든 것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하자.   

 

 

올해도 시상식의 장소로 서대문의 독립관인데, 정말 뜻깊은 장소이다. 정말 최적의 장소가 아닌 가 한다. 

우선 이곳에 오면 순국선열들을 생각하며 경건해지지 않을 수 없다.

 

 

입구에서 발행인님을 비롯한 행사 진행자들을 만났다. 구인순 회장님의 미소를 접할 수 있어서 좋았다.

 

매년 행사할 때마다 큰 수고를 해주시는 이순옥 시인님 모녀이다. 한복으로 곱게 차려입고 이 날도

큰 수고를 해주셨다. 이 날은 더 환한 모습이었다. 

이순옥 시인님의 미소가 좋다.

 

방명록에 사인을 하였다. 부산에서 올라오신 유미화 시인님이 반갑게 맞아준다.

나에게 명찰도 달아주고 꽃도 하나 꽂아준다.

고맙습니다. 유시인님! 땡큐베리마치입니다.

 

입구에 정은숙 시인님이 앉아 계신다. 흑묘라고 해서 검은 옷만 어울리는 것이 아니다.

이 날 옷은 흰 옷이다. 이 날 내가 본 의상 중 최고이다. 미소도 짱이다. 

그동안 얼굴 관리도 많이 하신 것 같다. 학점이나 등급으로 말하면 AAA이다.

당연히 한복을 입고 머리위에 포인트를 준 이혜림 시인의 의상도 트리플A이다. 

이왕 의상 말이 나왔으니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우선 의상과 관련하여 이 날 행사에 오신 여성분들에게는 모두 합격점을 주고 싶다. 

축하해 주기 위해 온 사람들을 포함하여 내 기준으로 볼 때 모두 최소 BBB이상은 된다. 

  

그런데 남성들 중 일부는 아닌 것 같다. 솔직히 어디 동네 마실 나온 것도 아니고, 야유회나 무슨

체육대회에 온 것도 아닌데 스포티한 차림이거나 더 가벼운 차림의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축하해주러 온 사람은 그렇다 하더라도 시상자나 수상자가 그렇다는 것은 왠지 좀 아닌 것 같다..

어느 분은 신발도 좀 그렇다. 

이런 행사의 자리에서는 최소 세미 정장 이상, 넥타이를 맨 정장차림이어야 한다고 이 연사(?)는 외칩

니다.

책의 수준을 높이는 것은 작가들의 수준있는 글이고, 행사의 수준을 높이는 것은 시상자나 수상자의 

단정한 몸가짐과 자세라고 다시한번 힘차게~ 힘차게~ 외칩니다.

한복이나 개량한복 정도라면 그래도 괜찮을 것이다. 물론 나의 기울어진 단상이다.   

 

 

 

무궁화홀에 들어서면서 태극기를 보고 우선 경례를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 대한민국이다.

정면에 안창호 선생이나 안중근 의사 사진 등이 보인다. 

 

팜플렛을 받았다. 우선 내 이름만 눈에 쏙 들어온다. 그리고 낯익은 다른 사람들의 이름이 보인다.

행사내내 내 옆에 앉았던 양승곤 수필가님의 이름도 들어온다. 매월 책을 통해서만 뵙다가 반가웠습니다.

그리고 대상 축하합니다.

나는 언제 그런 거 받아보나. 아마 평생 받을 일이 없을 것 같다.

 

국민의례를 하는데, "태극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는 시간이 마냥 간다. 기다린 그 수 초(秒)는 거짓말 조금

섞으면 20분이상 지난 것 같다. 사전에 준비한 음향은 결국 나오지 않았다.

테스트할 때는 잘 되었다고 하는데, 그건 알 수 없는 것이다. 애국가 제창시에도 마찬가지다.

사회자인 이연희 시인님의 재치와 고운 목소리로 많은 부분을 대신하였다.


이근모 회장님의 환영사에 큰 박수를 보냈다.

전형철 발행인님의 축사 및 내외빈 소개도 좋았다. 우선 작년에 비해 여유도 있고 발음도 좋았다.

뒤풀이 장소에서 박하경 시인이 말하길 "발행인 사람 만든다고 힘들었다"고 하던데, 작년에 비해 훨씬

나은 모습인 것으로 보아 잘 만들어 놓은 것 같다.

나도 좀 사람(?)으로 잘 만들어 주었으면 좋겠다. 요즘 여기저기 안 아픈 곳이 없다.

내외빈 소개에서 좀 못 마땅한 점은 너무 소개가 길다. 아마 오신 분의 반 이상을 소개하는 것 같다.

주요인사 몇 분만 소개하는 것이 어떨까 싶다.

 

처제가 그 날 저녁에 나한테 하는 말

"와~ 소개하는데 보니까 쟁쟁한 사람들이 많네요. 사람들 생긴 것 하고 다르네. 형부보다 더 멋있게 생긴

사람은 하나도 없던데."

김일수 교수님의 깊은 내공에서 나오는 축사를 들었다.

유창섭 고문님께서 평소의 지론을 듣기 쉽게 잘 말씀해 주셨다.

나도 어디가서 시에 대하여 이야기할 때 유고문님에게서 들은 말을 자주 한다.

그런데 감동의 고저는 사람마다 조금씩 다른 것 같다. 이번에 발간한 나의 문집에 나오는 수필 중 내가

가장 많은 이야기를 들은 글은 "옷 사러 가는 날"에 관한 것이었다.

언급이 아예 없었던 유일한 글은 "무궁화 단정"이었다. 왠지 내가 가진 감동과 차이가 많다.

여튼 내 기준으로 볼 때는 심사위원이나 평가자의 감동도 필수조건이겠지만, 그보다는 일반적인 많은

사람을 감동시킬 수 있는 글을 써야한다고 생각한다. 

먼저 자기가 감동할 수 있는 글이어야 한다는 말에는 백번 "옳소"를 외친다. 


 

 

백운복 편집위원님의 말을 들으면서 많이 찔렸다.

정말 앞으로는 편집위원님들이 잘 편집해서 글다운 글만 실어주었으면 한다. 

약 3~4년 전의 일이 생각난다. 당시 나이가 많은 직장 상사에게 매월 모던포엠을 드렸다.

간혹 책값이라고 10만원도 주고 5만원도 주기에 그 푼돈 받는 재미로 꼬박꼬박 챙겼다.

어느 날 그 상사가 못마땅한 표정으로 어렵게 말하길..

"우리 박이사(당시 이사이었음)의 글이 너무 재미있고 좋아서 매월 읽기는 하네만,

정말 누구(누구라고는 절대 밝힐 수 없음, 다만 여자는 아님)의 글은 완전 형편없군. 완전 어거지로 써

놓았더군. 그런 것을 글이라고 실어주는 책을 읽기도 좀 그렇군."

어쩌면 내 글을 두고 에둘러서 하는 소리같아 얼굴이 빨개졌다. 그런데 그것도 그렇다.

그 사람이 보기엔 그 사람의 글이 형편없는 글인지 모르겠지만, 또 다른 어느 사람에게는 깊은 감동을

줄지도 모른다.

무엇보다 백운복 교수님을 생각하면 몇년 전 "시인은 많은데, 시가 없다"는 말이 다가온다.


 

이순옥 시인님 모녀, 정말 수고 많았습니다. 이혜림 시인의 머리위 포인트..좋습니다.

나는 긴장하면 왜 입술을 오므리는지 모르겠다.

내가 금상을 수상하였다고 하니까,

내 입행 동기 중 이모 작가는 "이왕 시작한 김에 노벨상 받으러 가즈아~~"라고 댓글을 달기도 하였는데,

이제 앞으로 최소 5년 이상은 상 받을 일이 없을 것 같다.


꽃다발은 4개인데, 처제는 자기가 제일 비싼 것으로 사 왔다고 말한다.

다른 사람들 것보다 2배나 크다는 말을 그날 저녁 3번이나 들었다.

처제~ 고맙고.. 달빛문학회도 고맙습니다.

아쉬운 것은 내가 수상소감을 말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원래 예정에 없었어도 2분 정도만 시간을 달라고

해서 소감을 말했어야 했는데, 집으로 오는내내 우울하였다.

지구의와 관련한 유머로 시작하여 기울어진 것이 기울어진 것이 아니라는 것에 대한 말을

하려고 했는데, 아쉽다. 

위 사진 왼쪽부터 그날 환송사를 아주 멋진 노래로 시작하여 해 주셨던 김경숙 부회장님,

그날 사회를 맡아 진행을 잘 해주셨던 이연희 시인님, 달빛문학회 부회장 이향임 시인님,

그날 사진 촬영부터 많은 수고를 해주신 김미옥 시인님이 보인다. 

모던포엠의 기둥들이다. 


시상자와 수상자들 단체사진이다. 앞줄에 앉아 계시는 분들은 귀빈들로 시상자들이고,

뒷줄은 구인순 회장님과 이연희 시인님, 그리고 수상자들이다. 모두 사진사의 요청에 의해 환하게 웃고

있다. 수상자들 중에서 앞으로 독자들한테 크게 사랑받아 대성하는 작가가 탄생하길 기대한다.

저렇게 웃는모습을 보니 모던포엠의 밝은 미래를 확신한다. 이말은 절대로 기울어진 시각이 아니다. 


(위 사진 중 일부는 김미옥 시인님이 찍은 사진에서 가져온 것임을 밝혀 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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