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을 넘으며
오늘 나는
산을 넘는다
산 너머에 봄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리운 이가 있는 것도 아니지만
넘어야 할 산이 있기에 넘는다
이 산을 넘으면
또 다른 산이 있을지도 모르고
더 험한 산이 가로막을지도 모르지만
넘지 않으면 안 될 산이기에 넘는다
노래부르며 쉽게 넘어가는
구름과 새들을 쳐다보기도 하고
그냥 서 있는 나무들이 부럽기도 하지만
나만 힘들게 가는 삶이 아니기에
비바람이 불어도 넘을 수 밖에 없다
오히려 지금보다
더 많은 짐을 지지 못한 것을 안타까워 하며
기쁜 마음으로 넘고 또 넘다 보면
언젠가는
분명 언젠가는
예쁜 꽃들이 환한 미소로 반겨주리라
* 사진은 내 친구인 말러 임성환님의 작품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