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도(直道) 다짐
이 뭣 같은 세상
술 없이 살 수 있냐고 하지만
술 없이도 살 수 있다
밥만 먹고 살 수 있냐고 하지만
밥만 먹고도 잘 산다
술 없이도
달의 노래를 들을 수 있고
밥만 먹고도
꽃 향기에 취할 수 있다
아무리 뭣 같은 세상이라고 해도
나무는 기울었다고
가지를 탓하지 않고
풀은 흔들린다고
뿌리를 원망하지 않는다
원래 세상은 반듯하기에
정신만 잃지 않는다면
비틀거리다가도
똑바로 서서 갈 수 있다
* 좀 더 쉽고 재미있게 표현하려고 했는데, 퇴고를 거듭할수록 엄숙한 냄새를 풍기고 말았다.
내 색깔이 이렇고 실력이 이러한 걸 어찌하랴..
분명한 것은 성공할 수 없었던 자신의 역사를 말하며 술을 마시지 않고도 3차까지 자리를 지키던 사람이
생각났고..술을 먹지 않고도 노래를 잘 부르던 사람이 떠올라 끄적거리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