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 문장

수종사 은행나무

헤스톤 2015. 2. 6. 09:37

 

  

 

수종사 은행나무

 

 

쭉 뻗은 굵은 가지사이로

살아온 길이 다른 남과 북의 물이

부둥켜안는 두물머리가 펼쳐지고

일출과 운해가 자주 놀러와

굵직한 역사를 감싸다 보니

하늘과 엄청 가까운 사이라고 여기고 있는

중생들의 합장에 잔가지가 흔들린다

 

높고 낮은 인연과 관계없이

아프거나 외롭지 않은 세상을 꿈꾸며

오백년을 훌쩍 넘긴 탓으로

가지가지마다 염불이 묻어 있어

종소리 따라 찾아온 새떼가

구석구석을 돌고도니

마른잎들이 떨어지며 미망을 깨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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