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7.5. 28.부터 5. 30.까지 2박3일로 IBK 입행동기들과 오사카, 나라, 교토, 고베에 다녀온 여행을 간단
하게 기록해 보고자 한다. 솔직히 많은 사람들이 알다시피 나는 여행을 즐기는 사람도 아니고, 당연히 여행
작가도 아니라는 점을 참고해 주기 바란다.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느낀다"는 말이 있는데 나같은 경우 어떤 관광지(예를들어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유명한 사찰)에 대한 역사적, 문화적 지식이 거의 없는 상태인 것은 물론이고, 알려고 인터넷을 뒤적
거려 보지도 않은 탓으로 내가 여행과 관련하여 쓴 글들은 여행 당시 느낀 것을 작은 흔적으로 남겨놓는 것에
불과하다는 것을 말씀드리지 않을 수 없다. 즉, 무슨 여행기를 쓴 것이라기 보다는 아무 흔적도 남겨놓지
않으면 왠지 허전할 것 같아 단순히 그 허전함을 달래기 위한 조촐한 잡문이라고 보면 맞을 것 같다.
여행을 함께 한 입행동기들은 아래의 7명으로 부부동반이다. 여행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어디를 가느냐는
것도 중요하지만 누구와 함께 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누구는 여행의 3대요소로 가이드, 기사, 동반자라고
하는데, 틀린 말은 아니라고 보며 함께하는 사람을 제일 위에 두고 싶다.
따라서 요즘 어디 멀리 갈 때는 마누라의 허락을 꼭 받아야 한다. 지금 나이가 몇 개인데 무슨 허락이냐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겉으로 표현은 안해도 다 울분 기록부에 기재가 된다. 특히 이순의 나이를 넘어서게
되면 배우자의 허락은 선택사항이 아니고 필수사항이 된다. 따라서 유럽이나 일본 등 좋은 곳에 갈 때
동부인(同夫人)을 하지 않는다면 상당한 후환을 감수해야 할 것이다. 다행히 이번 여행은 부부동반인 탓으로
편한 여행이었다고 할 수 있다.
3일내내 햇볕이 쨍쨍한 날씨이었기에 모두 가벼운 옷차림에 썬글라스를 착용하고 있다. 썬글라스 탓인지
모두가 미남 미녀이다. 그리고 여성분들은 다 나이가 어려 보인다. 언제부터인지 외모만 갖고는 여자 나이를
유추하기 힘든 세상이 되었다. 아래 여성들 중 누가 제일 언니이고, 제일 어린 사람은 누구이며 나이차는
얼마나 될까? 나는 대충 알지만 아마 맞추기 힘들 것이다.
솔직히 일본이라는 나라는 역사시간에 배운 것처럼 임진왜란, 한일합방 등을 비롯하여 여러가지로 기분 좋은
나라는 아니다. 그래서 그런지 대개 "일본인"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드물다. 물론 미국이나 중국에 대하여도
"놈"자를 붙이지만 특히 일본인에 대하여는 "일본놈"이라고 많이 부른다. 그렇지만 그 나라는 분명 배울 점이
너무 많은 나라이다. 기분 나쁜 것은 나쁜 것이고 우리는 그들에게서 많은 것을 배우지 않으면 안된다. 나는
일본에 대하여 잘 아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많은 것을 말할 수는 없지만 배워야 할 점 몇 가지만 나열해
본다면 자립심이 강하고, 신세를 지면 꼭 갚는 버릇, 아무도 없어도 교통신호를 지키는 준법정신, 근검절약
이나 질서유지 등등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첫날은 인천국제공항에서 오전 9시 35분에 출발하여 약 1시간 45분 걸려 간사이공항에 도착후 나라(奈良)로
이동하였다. 첫 관광지는 나라 관광의 중심지인 東大寺(도다이지)이었다.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건물이 사무
라이 투구모양이다.
가이드는 입구 좌우의 저것이 무엇이고, 세계 최대의 '비로나자불'이 모셔진 사찰이며, 세계 최대의 목조건물
이라고 하는데 솔직히 나는 '비로자나불'이 무엇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나중에 사전을 찾아보니 '비로나자불'
은 '
위의 사진처럼 본당에 앉은 키 16m의 청동불상이 눈에 들어오는데 원래 있던 불상이 소실되어 기존 규모의
1/3로 축소하여 재건한 것이라고 한다. 아래 사진은 왼편에 있는 '허공장보살'이라고 하는데 우리나라 불상
들과 비교하여 특이한 것은 손 모양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대개 오른손의 경우 엄지와 중지를 닿게하여 동그란
모양을 만든 불상을 많이 본 것 같은데, 이곳 불상은 오른손이건 왼손이건 한손을 펴서 들고 있다.
내가 동대사에서 가장 크게 느낀 것은 수많은 관광객들 중에 학생들이 많았다는 것이다. 교복을 입은 남녀
중,고등학생들이 그렇게 많았다. 물론 유명 관광지이기 때문에 많은 학생들이 수학여행으로 온 곳이겠지만,
2017. 5. 28.은 일요일이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학교같으면 어떠했을까를 생각해 본다. 일요일에 어디
가자고 하면 학생들이 반대했을 것 같다. 학부모나 교사들도 일요일을 끼워서 수학여행가는 것에 찬성했을 것
같지는 않다.
동대사 앞에서는 방목되어 있는 사슴들을 볼 수 있다. 사슴들이 사람을 무서워하는 것이 아니고 먹을 것
달라고 사람을 쫓아 다닌다. 그런데 이 날은 너무 많은 사람들이 먹을 것을 준 탓인지 적극적으로 달려드는
사슴들이 드물었다. 먹이는 '센베이'라고 그 주변에서 파는 것인데, 과자를 들고 다니는 사람한테도 이날은
쫓아다니는 사슴들이 많지 않았다. 숫자적으로도 사람이 사슴구경을 하는 것이 아니고 사슴이 사람구경을
하며 지나다니는 것 같은 분위기이었다.
그 외에 에도시대 전통건물이 늘어서 있는 상점가 나라마치 등을 둘러본 다음 오사카로 이동하여 신사이바시
와 도톤부리 관광을 하였다. 이곳은 엄청 많은 사람들이 어디서 왔는지 매우 붐비는 곳이었다. 의약품을 파는
곳도 많고 음식점도 많다. 의사의 처방전이 필요없는 일반용 의약품인 소화제, 건위제, 정장제, 지사제 등을
슈퍼에서 판매하고 있는 것이 특이하였다.
첫날 관광을 마치고 호텔에 들어왔는데, 방 크기가 너무 작아 일본이라는 것을 다시 실감하지 않을 수 없었다.
지금까지 업무상 출장이나 동남아 여행으로 중국, 인도네시아, 필리핀, 태국, 캄보디아, 베트남 등을 가 보았
지만 이번에 묵는 호텔처럼 방 크기가 작은 것은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작아도 너무 작다. 모든 것이 작고
좁아서 두 사람을 초과하여 들어오면 이리저리 부딪칠 것 같다. 좀 과장된 말이지만 침대도 육십을 넘었거나
육십에 가까운 부부끼리 누워서 자는 규모가 아니라 애인끼리나 사용하는 규모라고 보면 된다. 그런데 희한
하게도 사용함에 불편이 없도록 쓸모있게 모든 것이 구비되어 있다.
하루의 피로도 풀 겸 남자들끼리 가까운 술집으로 나와 생맥주를 한잔 하였다. 단체사진을 찍을 때마다 생각
나는 입행동기(사진작가 임성환 님)가 있는데, 그도 함께 왔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도 해 보았다.
첫날 아침 일찍 나오느라 밥도 못 먹었을 것이라고 떡을 싸 가지고 와서 돌린 분도 있고, 관광지에서 조그만
선물(오미야게)을 사서 돌린 동기들도 있고, 서로가 서로를 위하면서 그렇게 하루가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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