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카 여행 마지막 날이 되었다. 오전엔 고베(神戶)로 이동하여 이진칸(異人館) 거리와 하버랜드를 관광
하고, 오후엔 오사카 성을 관광한 이후 간사이 공항으로 가는 일정이다.
고베는 이국적 향취가 풍기는 항구도시로 외국인들이 많이 거주하던 곳이고, 서양 각 나라들의 건축물들을
볼 수 있다고 하면서 가이드가 이진칸, 이진칸 하기에 나는 이진칸의 글자로 '일본인과는 다른 인간(異人間)'
을 그렇게 부르나 했는데, 그 거리에 도착해서 보니 간(間)이 아니고 관(館)이었다.
이진칸 거리는 막부 말기인 메이지시대에 주로 서양인들이 집을 짓고 살던 지역으로 서양식 건물들을 볼 수
있었다. 사실 자세하게 보려면 각 건물들로 들어가 내부구조나 인테리어 등을 보아야 하는데, 우리 일행들은
시간에 쫓기듯이 그냥 '수박 겉 핥기'식으로 보았기 때문에 나로서는 기록할 만한 것이 떠오르지 않는다.
날씨도 후덥지근한 탓인지 단체로 아이스크림을 사 먹은 것이 기억에 더 남을 정도이다.
여행지는 보는 사람의 느낌에 따라 다른 것이기 때문에 무엇이라고 함부로 평할 수는 없지만, 나에게 이곳이
어떠했는지를 묻는다면 가보라고 권하고 싶은 곳은 아니다. 날씨탓인지는 몰라도 많이 걸은 것에 비해 그저
그렇다. 다만 일본답게 조용하고 깨끗한 느낌은 받을 수 있었다.
이진칸 거리를 둘러본 다음 하버랜드로 갔다. 사실 여행지마다 시간선택도 매우 중요하다. 예를들어 우리나라
에서 일출을 보러 갈 때는 동해쪽으로 가지 서해로 가지는 않는다. 반면 일몰 명소는 서해에 많이 있다. 그런
의미에서 하버랜드는 야경이 멋있기 때문에 밤에 보러가는 곳이라고 하는데 우리 일행은 일정상 대낮에 와서
주변 상점들을 어슬렁거리다가 커피를 마시며 자유시간을 즐겼다.
점심으로는 스시와 튀김 등이 있는 정식으로 타코야끼 만들기 체험을 곁들인 곳인데, 말이 체험이지 사실상
다 만들어 놓은 것을 뒤집기만 하면 되는 것이었다. 우리 동네에도 타코(문어)야끼(굽기) 파는 곳이 있는데,
내가 만들어서 그런지 몰라도 전문점에서 사 먹는 것보다는 맛이 없었다.
점심을 먹은 후에는 일본여행의 마지막 관광지인 오사카(大阪) 성으로 향했다.
오사카 성은 오사카 여행의 핵심지역으로 관광객들이 꼭 들르는 곳이다. 즉, 오사카 관광의 시발점으로
오사카의 상징이면서 자부심이라고 한다. 이런 곳이기에 '백과사전'에 나와 있는 내용을 일부 옮겨 본다.
"오사카 성은 오사카에 있었던 아즈치모모야마 시대부터 에도 시대의 성이다. 다른 이름은 긴조 (金城) 혹은
긴조 (錦城)로, 과거에는 오사카(大坂)가 근대에 와서 오사카(大阪)로 표기하도록 개정되었기 때문에, 현재는
오사카(大阪)라고 많이 표기하고 있다. 또, 과거에는 오자카라고 읽었지만, 현재에는 오사카로 많이 읽혀진다.
도요토미 정권의 본성으로 있었지만, 오사카 전투에서 소실되었다. 그리고, 그 후, 에도 시대에 재건을 해
에도 막부의 서일본 지배의 거점으로 삼았다. 성이 있는 곳은 현재 오사카 시 주오 구의 오사카조 공원
(大阪城公園)이다. 구마모토 성, 나고야 성과 더불어 일본 3대 명성중 하나이다."
그리고 다른 사전에 나와 있는 내용도 일부 옮기면 아래와 같다.
"1583년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건립한 오사카 성은 16세기 당시에는 요도가와 강에 이를 정도로 상당히 큰
규모였지만 대부분이 소실되어 1950년대에 재건된 일부 성채만 남아 있다. 지금은 일부의 성채를 중심으로
공원을 조성하여 많은 사람이 쉬어 갈 수 있는 휴식 공간이 되었다. 특히 여름에는 많은 행사가 열려 내 · 외국
인 관광객들에게 즐거운 볼거리와 먹거리를 선사한다. 매주 주말에는 도쿄 하라주쿠의 메이지 진구바시처럼
코스프레 의상을 입은 사람들이 공연을 하니 이왕이면 주말에 가는 것이 좋다. 오사카 성 주변으로는 역사
박물관이 있고 여러 전시관 및 콘서트홀 등도 자리하고 있다. 이 밖에도 오사카 성 주변에는 신문, 금융, 방송
국 등 많은 기업이 자리하고 있어 경제, 정치적 중심지라고도 할 수 있다."
오사카 성은 물로 둘러싸여 있고, 걷는 길과 주변도 조성을 잘 해 놓았다. 4월에 오면 이곳의 사쿠라는 매우
멋있다고 한다. 이미 봄을 훨씬 지났기 때문에 사쿠라는 볼 수 없었지만 아름다운 풍광을 볼 수 있어서
좋았고, 무엇보다 역사적인 곳을 보았다는 것이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다.
오사카 정문앞에는 신사가 하나 있는데, '호코쿠 신사'라고 하며, 도요토미 히데요시, 동생인 도요토미 히데
나가, 아들인 도요토미 히데요리를 제신으로 모시는 곳이라고 한다. 신사앞에는 도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
의 커다란 동상도 볼 수 있었다. 한국인으로서 나쁜 감정을 가질 수 밖에 없는 인간이지만, 그냥 관광객 입장
에서 동상을 향해 눈만 한번 흘기고 지나갔다.
시간관계상 오사카 성 내부에 들어가지 못하고 나온 것은 약간 후회로 남는다. 누구는 들어가 봐야 별 볼일
없다고 하는데,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후회를 하더라도 해 보고 후회하는 것과 안 해 보고 후회하는
것은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라도 여행은 자주 다니는 것이 안 다니는 것보다는 낫다는 생각을
해 본다.
이번 여행으로 또 느낀 것이지만 '여행은 걷는 것이고, 다리에 힘이 있을 때 하는 것'이다. 그리고 누구와 함께
하느냐가 매우 중요하다. 이번 여행도 짧은 일정이지만 여러 곳을 돌아다니다 보니 많이 걸었다. 그런데 이상
하게 한번도 지루하다거나 피곤하다고 느껴본 적이 없다. 아마 좋은 사람들과 함께했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당초 예정에 없던 이 여행에 나를 참여시켜 준 동기들에게 깊은 감사를 드리며, 이상으로 간단하게 오사카
여행기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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