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난 3월부터 주민센터 자치회관에서 사군자를 배우고 있다. 매화 그리는 것부터 시작하였는데, 일주일에 한 번밖에 없는 시간을 자주 결석한 탓인지 별로 진전은 없다. 그래도 분명한 것은 때때로 붓을 들어 매화를 그리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예전에 비해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는 것을 스스로 느낀다.
다만 최근엔 "무궁화 미술대전"에 출품할 서예 작품과 '추사체 공모전"에 출품할 서예 작품을 연습하느라 그림 그리는데 시간을 좀처럼 내기 어렵다는 것이다.
아래 매화는 내가 최근에 그린 것들이다.
아래는 체본들로써 구도보다도 줄기나 가지 등 선을 그리는 것에 약간의 차이를 볼 수 있다.
아래는 지난 2022년 "서화예술협회"에 출품하여 입선한 매화그림이다. 지금 보니 많이 어설프다. 지금 그리면 이것보다는 훨씬 잘 그릴 수 있을 것 같다. 당시 "梅鵲圖(매작도)"라고 이름 지어진 이 그림에 自作詩(자작시)를 예서체로 써 놓았다. 어떤 때는 나 자신에 대하여 깜짝 놀라곤 한다. 내 머리에서 이런 漢詩(한시)가 나왔다는 것에 큰 자부심을 느낀다.
나는 이 그림을 절친에게 증정하였다. 나보다 나이는 2살 위이지만, 은행 입행 동기로 인문학을 주제로 자주 만나는 張想憲(장상헌) 동기에게 증정하였다.
아래 그림은 매화를 무척 좋아한 단원 김홍도의 작품으로 알고 있다. 간송미술관에 보관되어 있다.
梅花(매화)를 그리며
濃淡(농담)을 섞은 造墨(조묵)으로
삼색의 먹빛이 화선지에 번지면
밑동부터 줄기에서
苦難(고난)과 風霜(풍상)의 역사가
숨김없이 드러난다
어린 가지는 모른다
삶의 무게를 견디지 않으면 모른다
세월을 얼마큼 이상 겪은 젊은 가지
젊은 가지, 그런 가지에서 꽃이 핀다
시간이 지나며 꽃을 피우지 못하는
조그맣게라도 피지 않는 가지는 없지만
늙어 가면서 자꾸만 꽃과 멀어진다
화살촉 같은 가지에서 꽃이 피면
창 같은 가지들은 미소를 보내고
쇠털 같은 가느다란 가지들이
음정, 박자 무시하고 노래한다
가지들이 어지럽게 詩興(시흥)을 돋우면
받침이 되는 줄기들은
강약, 장단, 대소와 어우러진
一波三折(일파삼절)의 춤을 추며
녹록하지 않은 세상살이를 알린다
봄이 멀지 않았음을 알리며
누구나 때가 되면 자연스럽게
꽃을 피운다고 하지만
세상에 쉬운 것은 없다
쉬운 것은 정말 없다
어떻게 사느냐에 따라
모양, 색깔, 크기가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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