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2019년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外華內貧(외화내빈)이다.
겉으로는 화려하게 보일지 몰라도 속으로는 부실하였다.
솔직히 이름만 있고 실속없는 한해이었다.
이러저러한 상을 많이 받았다고는 하지만, 다 부질없는 것들이다. 겉만 그럴싸한 것들이다.
제일 아쉬운 것은 책을 많이 읽지 못했고, 글도 많이 쓰지 못했다.
명색이 詩人(시인)이라고 하면서 1년동안 쓴 詩(시)가 6편에 불과하다.
질적으로도 만족스럽지 못하다.
무엇보다 마음에 때가 많이 묻은 탓인지 이젠 詩語(시어)들이 떠오르지 않는다.
小說(소설)도 올 초에 1편을 썼다고 하지만,
구상은 전년 말에 한 것이기 때문에 정말 올해는 별로 글을 쓴 것 같지가 않다.
그래도 올해 나를 조금 위로할 수 있는 것은 취미생활로 하는 서예에서 무궁화 관련 작품을 제출하여
지난 8월 대상을 받았다는 것이다.
물론 이것도 실상을 알고 보면 그렇게 가치가 있는 것은 아니다.
말만 대상이지, 실제는 큰 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서예와 관련해서는 내년엔 정말 좋은 작품을 써서 '무궁화 미술대전'에 재도전해볼까 고민중이다.
나 자신 무궁화에 애정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무궁화에 대한 글을 조회하다가,
꽃에게 말을 거는 남자로 알려져 있는 백승훈 시인의 "무궁화 꽃" 사진과 글을 옮겨 본다.
무궁화 꽃
사랑이 마음에 피는 꽃이라면 내 사랑은 무궁화 꽃이었으면 좋겠네
짧은 봄날 화르르 피었다 지는 벚꽃도 아닌
처음의 순백의 꽃빛 저버리고 갈색으로 지는 백목련도 아닌
무궁화 꽃 같은 사랑이었으면 좋겠네
화려하게 피는 꽃일수록 질 때는 참혹하게 지는 법인데
석달 열흘 꽃을 달고 살면서도
무궁화는 날마다 새 꽃을 피우고 지는 꽃은
펼쳤던 꽃잎 곱게 갈무려 조용히 바닥에 내려놓는다
부디 내 사랑의 끝도 무궁화꽃 지듯 정갈하기를
글.사진 - 백승훈 시인
서예는 내년 1월쯤 해서체를 일단 졸업하고, 2월부터는 예서체를 시작하기로 하였다.
내년엔 서예로도 내실있는 한해가 되길 빌어본다.
무엇보다 내년엔 본래의 나로 돌아가 좋은 글을 쓰는데 많은 시간을 보내려고 한다.
우선 수필과 관련해서는 발행인의 부탁으로 "월간 모던포엠"에 매월 연재하기로 하였다.
자꾸만 게을러지는 나를 다잡기 위해서라도 발행인의 부탁을 수용하였다.
詩(시)를 잘 쓸 수 없다면 雜文(잡문)이라도 열심히 쓰는 것이다.
(겨울 골프도 그 나름대로 재미는 있다. 다만 공이 어디로 튈지 모른다.
불확실성의 시대에서 내년엔 또 세상이 어떻게 바뀔지 모르지만, 일단 나는 나의 길을 가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