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 문장

그리운 녹음

헤스톤 2017. 8. 8. 10:15



그리운 녹음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젊다는 것은 이런 것이라며

온 산이 초록으로 물컹거린다

아주 잘 익은 여름이다

그런데 왜 낯설은 것일까

나도 분명 저런 시절이 있었는데

그땐 무엇을 하며 지냈는지

고민을 짊어지고 

아픈 척이나 하며 보낸 것은 아닌지

 

커다란 나뭇잎 사이로

귀에 익은 멜로디가 감미롭다

그런데 왜 낯설은 것일까

함께 놀자고 다가서면

삽시간에 새들도 벌레들도

여름도 미련없이 가버린다

녹음도 지나고 보니 길지가 않다

이제 누가 나더러 늙었다고 하면

아니라고 말할 수 없어 슬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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