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녹음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젊다는 것은 이런 것이라며
온 산이 초록으로 물컹거린다
아주 잘 익은 여름이다
그런데 왜 낯설은 것일까
나도 분명 저런 시절이 있었는데
그땐 무엇을 하며 지냈는지
고민을 짊어지고
아픈 척이나 하며 보낸 것은 아닌지
커다란 나뭇잎 사이로
귀에 익은 멜로디가 감미롭다
그런데 왜 낯설은 것일까
함께 놀자고 다가서면
삽시간에 새들도 벌레들도
여름도 미련없이 가버린다
녹음도 지나고 보니 길지가 않다
이제 누가 나더러 늙었다고 하면
아니라고 말할 수 없어 슬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