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씨엠립 여행기(1)

헤스톤 2017. 4. 8. 08:37

 

캄보디아 씨엠립에 동서부부 3쌍이 함께 다녀왔다.

장모님에게는 아들과 딸이 각 3명씩 있는데, 아들은 빼고 딸의 부부들만 함께 하였고, 딸들이 오래전부터

여행을 가려고 조금씩 모은 돈으로 다녀오게 된 것이다.

함께 한 일행은 우리 6명과 다른 시누 올케 가족 6명, 그 외 부부 2쌍으로 총 16명이다. 정확하게 말하면

8쌍 부부들이다. 나이는 대부분 5~60대로 겉으로 보기에는 젊은이들이었다.

 

(위 사진에서 제일 왼쪽 위는 가이드, 제일 오른쪽 위는 아랫동서이고 아래는 윗동서이다.)

 

사실 캄보디아의 씨엠립뿐만 아니고 베트남의 다낭도 둘러보고 오는 패키지인데, 우선 캄보디아 여행 관련

내용만 서술하고자 한다. 내가 보고 느낀 것을 간단하게 써 본다. 

특히 캄보디아의 앙코르 사원을 비롯한 관광지와 관련해서는 인터넷에 너무 많은 글들이 있기 때문에 역사

적인 것을 비롯하여 가이드나 큐레이터적인 모든 설명은 생략한다. 솔직히 나는 그러한 것에 대한 전문

지식을 가지고 있지도 않기 때문에 역사적 의미나 건축양식, 조각품 등에 대한 설명을 할 수도 없다. 따라서

역사적인 것과 전문적인 것은 모두 생략하고 내가 느낀 것만을 간단하게 써 본다. 

 

(항상 튀는 행동으로 말을 잘 안듣는 막내 동서 빼고 찰칵~ 제일 왼쪽이 처제이고 가운데는 처형이다.) 

 

우선 씨엠립에 입국하려면 비자 먼저 발급받아야 한다. 발급비용은 30달러이고 사진 1매가 필요하다.

윗 동서부부가 사진을 가져오지 않아 2달러를 더 지불했다. 여권 사진 복사비용이라고 한다. 그런데 웃기는

것은 우리 일행 6명 모두에게 2달러씩 더 받는 것이었다. 20달러를 주었더니 8달러만 거스름돈으로 주는 것

이었다. 정말 황당하긴 한데 그렇다고 항의할 분위기도 아니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팁이라고 1달러 정도는

더 받는 것 같았다. 서양 사람들한테는 받지 않는 것 같은데, 한국사람한테만 받는 것 같아 좀 당황스러웠다.

여권은 10여 명의 손을 거친 다음에 찾아가라고 흔든다. 순서도 뒤죽박죽이다. 

비자를 발급 받은 후 입국심사대에서 줄을 섰다. "줄"이라고 하면 나는 자신이 없다. 나는 언제나 줄 서는

재주가 없다. 지금까지 살면서 줄을 잘 선 적이 없는 것 같다. 그래서 이 모양으로 살고 있지만 이젠 개의치

않는다. 선택의 길에서 최선의 선택을 하지 않은 경우가 너무 많지만, 주위를 둘러보면 나보다 줄을 더 잘

못서며 산 사람들도 수두룩하고, 이만하면 그렇게 실패한 인생도 아니라고 자위해 본다.

 

이야기가 옆길로 샜는데, 여하튼 캄보디아 입국심사에서도 분명 5~6개의 줄 중에서 제일 짧은 곳을 택하여

섰는데 줄어들지가 않는다. 바로 옆줄은 술술 빠져 나간다. 그 줄에는 주로 한국인들이 서 있었고, 여기서

또 웃기는 것은 1달러를 주고 들어가는 것이었다. 주고 싶어서 주는 것이 아니고 입국 심사원이 요구하고

있었다. 1달러의 위력은 대단하였다. 빨리 통과하고 싶으면 1달러를 내라고 심사원(공무원)이 노골적으로

말하고 있었다. 나를 제외한 5명은 모두 그 줄에서 1달러씩 주고 빨리 통과하였다.

한국인들의 "빨리빨리"를 이용한 장사가 아닌가 한다. 말하자면 "급행료"인 셈이다. 나는 돈을 주지 않았고

다른 사람들보다 많이 늦게 통과하였는데, 만약 나한테도 노골적으로 1달러를 요구하였다면 주지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그 나라가 선진국인지 후진국인지 알 수 있는 제일 빠른 방법은 공무원을 보면 안다고

하는데, 심사원들의 부패를 보니 이 나라는 아직 멀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때부터 얼마나 많이 one Dollar"라는 말을 들었는지 모른다. 우선 한국인들이 가는 식당앞에는

어김없이 1달러를 외치는 어린애들이 있다. 너무 못 먹어서 보기에도 불쌍하다. 젖먹이를 안고 1달러를

외치는 젊은 엄마들도 있다. 더 불쌍하게 보이려고 장애아를 안고 있는 어린 엄마들도 있다. 심지어 구걸

하기 위해 장애아를 사오는 경우도 있고, 멀쩡한 아이의 팔을 자르는 일까지 있었다고 한다. 더 불쌍하게

보여서 구걸을 쉽게 하기 위함이라고 하는데 아픈 이야기이다.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지 않고 구걸전선에

내보내는 부모들이 있는 이 불쌍한 나라. 이 나라의 잘못이 어디서부터 있는 것인지 우울하지 않을 수 없다.

1달러를 주면 고맙다고 하고, 얼굴을 마주 대하면 순박하게 웃어주는 착한 심성을 가진 사람들이지만 여러

가지로 유쾌한 것은 아니었다.    

 

 

앙코르 유적지를 관람하려면 우선 위와 같은 입장권을 끊어야 한다. 1일 입장권이 37불이다.

지난 1월까지만 해도 20불이었다고 하는데 대폭 올렸다. 관광 수입으로 먹고 사는 나라의 횡포라는 생각도

들지만, 앙코르 유적지는 정말 볼 만한 곳이기에 그 이상의 가치가 있다는 생각도 해 본다. 무엇보다 캄보

디아는 돈이 없고, 일본이라는 나라의 자본과 기술에 의해 관광할 수 있는 도로 건설과 복원 등이 이루어

졌기에 관광수입의 많은 부분이 일본으로 간다고 하는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니 또 그냥 씁쓸하다.

입장권에 사진이 들어가는데 모자는 안 벗어도 괜찮지만 안경은 벗고 찍어야 된다고 하여 위와 같은

입장권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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