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소설

200년 후 어느 날(3)

헤스톤 2017. 2. 17. 16:54

 

 

 

대학교 교수로 있는 아들녀석이 드디어 중학교 교사 시험에 합격을 하였다는 것이다. 대단하다.

인기직업으로는 공간도로 디자이너, 시간관리사 등이 있지만 선생님 중에서는 초등학교 교사가 최고이고,

다음으로 중학교 교사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월급 많고 자유시간이 많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모든 교육의

기초와 근간은 초등학교이기 때문에 당연한 것이다. 유치원 교사도 물론 높은 연봉의 직업이지만 교사중

에서는 초등학교 교사가 제일 위이고, 다음으로 중학교 교사와 유치원 교사가 비슷하며, 대학교 교수는

제일 인기가 없다. 월급도 초등학교 교사의 1/3~1/2 수준이다.

중학교 교사의 월급은 대학교 교수 월급보다 1.5배~2.0배 수준이다. 그러하니 아들녀석의 중학교 교사 시험

합격을 마누라가 그렇게 좋아하는 것이다. 사실 중학교 교사시험에 합격했다는 것은 대단하다. 아들녀석은 

교수생활을 하면서 3수끝에 합격한 것이다. 지식수준만 놓고 볼 때는 이해할 수 없는 구조이지만, 누구나

쉽게 접할수 있는 일반 지식보다 초기의 내부인격 형성으로 중점 이동이 되면서 자연스럽게 이런 구조가

되었다. 아들과 연결되는 영상통화 버튼을 눌렀다.

"아들! 축하한다. 그렇게 열심히 인격수양을 한다고 하더니 합격했구나!"

"예! 아버지의 인격을 닮으려고 노력한 덕분에 드디어 합격했습니다."

"그래! 장하다. 우리 아들! 이왕 교사를 평생직업으로 할 바에는 더 노력해서 초등학교 교사 시험에도 도전

했으면 한다. 여하튼 가문의 영광이다."

"예! 저는 무엇보다 아버지처럼 정치인의 길을 가지 않은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 장하다. 나는 대통령 임기를 마친 후에는 금강산 청소원에 도전하려고 한다."

"아버지 능력으로는 가능하리라고 봅니다. 노는 것외에 일도 계속 사랑하시는 아버지를 응원하겠습니다."

 

 

 

아들과 좀 더 오래 통화를 하고 싶지만 그럴 시간이 없다. 대통령이라는 자리는 정말 분단위로 시간을 나눠

쓰지 않으면 안 된다. 어느덧 점심시간이 되었다고 콜이 온다.

오늘 오찬은 환경전문가 10명과 식사를 하기로 하였다. 그들은 내가 하는 일에 항상 반대만 해 온 자들이다.

어쩌면 건설과 환경은 앙숙의 관계일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오늘은 나의 업적에 대한 그들의 평가를 주로

듣고 이에 대한 반박은 따로 담당 비서가 브리핑을 하기로 하였다. 그들과 토론하다보면 시간가는 줄 모르기

때문에 시간관리 비서관이 약 1시간여에 걸친 점심시간으로 한정하여 시간 조정을 한 것 같다.

오후 일정도 빡빡하기 때문이다. 식후의 티타임과 산책은 생략해야 할지도 모른다.

오후 2시엔 서해안 영토 확장 준공식에 가기 위해 출발해야 한다. 대통령에 취임하자마자 시작한 이 공사를

내 임기중에 마칠 수 있어서 무엇보다 기쁘게 생각한다.

오늘부터 우리나라 지도는 또 바뀌게 된다. 약 200년전의 남북한 영토에 비하면 약 1.8배이상 늘었다.

CC(Center China : 중국의 현재 국가명)의 요동지역과 만주지역 일부가 UK(United Korea : 통일된 한국의

현재 국가명)로 복속되고 인천 인근의 서해안 일부가 영토로 확장되면서 많이 늘었는데, 이번 서해안 남부의

영토 확장으로 이제 북쪽과 서쪽은 거의 일직선 모양이 되었다. 토끼 모양이라거나 호랑이 모양의 영토가

있었다는 것은 오래전 역사 공부를 통하여 알고 있다.

3년동안 대통령 직을 수행하면서 인구수를 늘리고 영토를 크게 확장한 것은 나의 가장 큰 치적 중의 하나로

록될 것이라고 본다. 실업률 2% 미만 시대를 열었다거나 국민소득 30만달러 시대를 만들었다는 것보다도

더 크게 기록될 것이다.

 

준공식에는 약 5백만의 인파가 모여 들었다. 아침 일찍부터 인기 연예인들이 나오는 각종 공연행사가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예상은 했었다. 그야말로 축제의 현장이다. 계절과 관계없이 나라 전체의 온도를 적당히

맞춘 탓으로 연말임에도 모두가 가벼운 옷차림이다. 전용 비행기로 내가 도착하니 우레와 같은 함성이

터진다. 하늘을 약 1/3쯤 가린 커다란 공중 전광판에 쓰여 있는 글자가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다. 

수십만개가 넘을 것으로 보이는 피켓이나 애드벌룬 등에도 비슷한 내용들의 글자이다. 쓰여 있는 글은 

대부분 "한~ 번~ 더~ 제발 "이라고 한글로 쓰여 있거나 영어로  onE MORE TIME"이라고 쓰여 있었다.

"이런 제기랄! 나보고 한 번 더 대통령을 하라고 하는 것인데, 지금 누구 복창 터져서 죽는 꼴 보고 싶나!"

내가 연단에 올라서니 함성과 박수소리가 지구를 흔드는 것 같다. 오른 손을 들어 그만하라고 해도 멈추질

않는다. 이를 제지하는데만 10분 이상이 걸렸다. 나를 열렬히 환영해 주는 국민들을 직접 대하고 보니 나도

모르게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이를 본 많은 사람들이 이제는 펑펑 울면서 나에게 큰 절을 올린다. 두 손을

곱게 펴서 손등을 아래로 가게 하여 위로 올리는 동작을 수차례 하면서 일어나라는 신호를 보냈다.

준공테이프 커팅과 사회자의 경과보고 후 연설을 하는데 중간 중간에 박수와 함성이 계속 이어져서

제대로 할 수가 없었다. 예상외로 시간이 많이 걸렸다. 당초 예상한 연설 분량을 약 1/2로 줄였는데도 4배

이상의 시간이 결렸다.

연설이 끝나갈 무렵 긴급연락(emergency connection)신호가 온다. 빨리 집무실로 돌아가야 한다.

 

 

* 사진은 지인이 보내준 메일에서 복사한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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