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 문장

계곡에선 쉰다

헤스톤 2014. 8. 8. 10:01

 

 

계곡에선 쉰다

 

 

햇볕이 나뭇잎을 뚫을 듯이

기승을 부리는 날

땀 흘리며 산길 걷다가

계곡 물에 발 담그고 있으면

풀벌레의 장구에 맞춘

새소리들이 모두

황진이의 노래로 들리며

시원한 유혹에 깊이 빠져

가야할 길을 잊어 버린다

 

힘들고 덥다고

헉헉거리는 인생길

 

풍류의 역사속으로 들어가

정분이 담긴 詩 한수를

만지작거리고 품어보면서

명기들이 흘렸을지도 모를

향기 한줌 맡아 볼 수 있다면

좀 천천히 간 들 어떠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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