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모의 마지막 말
무슨 말인지 몰라 애를 태우다
입 모양을 보고야 알았다
거추장스런 콧줄을 꿰고
홀쭉해진 볼을 간신히 움직여
"잘! 살! 아!"
누가 그랬던가
착한 사람은 갈 때도 착하다더니
추운 겨울속에서만 살다가
한평생을 내어 주고 가면서도
무엇이 모자란지
남은 기력을 다 짜내어
"잘! 살! 아!"
건강하지 못한 몸으로 오래살면
죄가 된다고
속을 비우며 눈물 흘리시더니
껍데기로 먼 길 떠나시기 전
남긴 마지막 말
"잘! 살! 아!"
왜 이렇게 흔들어 대는 걸까
아버지나 당신처럼
그렇게 살지 말라는 것 같은데
어떻게 살아야 잘사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