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 문장

그해 겨울이 있기에

헤스톤 2014. 1. 6. 17:31

 

 

 

 

     

 

       그해 겨울이 있기에

 

 

                                         濟南  朴  炯  淳

 

 

나이 절반을 싹둑 자른 겨울이었습니다

어깨 한쪽을 빌려주고 싶은 그녀에게

두근거리는 마음을 담아 암호쪽지를 건넸지요

어렵진 않지만 쉽다고 할 수도 없는 표시

조마조마하며 접선 장소에서 기다리는데

사랑이 저만치서 나풀거리며 오더군요

코트 깃을 세우고 코를 훌쩍이며 다가오는데

훌쩍거릴 때마다 내가 빨려들어갔습니다

차가운 말도 세레나데로 들렸습니다

짧은 시간에 마음을 다 들켜버린 나는

놓칠 수 없는 운명이라는 것을 알았지요

손금을 봐 주겠다는 핑계로 그녀의 손바닥에

미래의 선을 그려 넣고 말았습니다 

아! 지금은 코를 훌쩍거리지도 않고

차가운 말을 하지도 않습니다만

세월의 무게가 버거워질때는  

나이 절반이상을 뚝 분질러 버리고 싶습니다

그렇지만 말입니다

그해 겨울이 아니었다면 큰 일날 뻔 했습니다 

아들도 없을 테고 오늘의 나도 없고

오래된 사랑이 없어지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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