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문

금융인의 고객만족 잡필기를 읽고...

헤스톤 2013. 1. 15. 20:40

 

 

 

 

제목을 붙인 다면 "생노병사 그리고 주색끼사랑을 읽고"로 해야 맞겠지만, 이글은 독후감이라고 할 수 없는 잡문으로 단순히 내용을 소개하며 간단하게 느낌을 적은 것이기에 소제목으로 쓰여있는 "금융인의 고객만족 잡필기를 읽고"로 제목을 달았다.

우선 저자인 김영준 대표님은 나의 전 직장 IBK 기업은행 선배이시고, 잘 아는 분이시기에 책에 대하여 무슨 평을 한다는 자체가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선배님으로부터 문자메시지를 받고 이 책을 구입한 지 약 1개월이 되었는 데 너무 반응이 늦은 것도 약간은 부담이 된다. 기왕에 읽고 있었던 책(책은 도끼다)이 있어 이 책 읽다가  저 책 읽고 하다보니 이제서야 일독하게 되었다.

 

 

먼저 이 책은 재미있다. 재미있게 서술한 건강지침서라고 할 수 있다. 단숨에 읽어 내려갔다. 단숨에 읽었다고 해서 전부 쉽게 이해되는 것은 아니다. 어느 부분은 다시한번 읽거나 행간을 읽어야 맛이 우러난다. 각종 비유를 맛있게 비벼 놓았기 때문에 소화시키기에 부담이 되지는 않지만 가볍다고 할 수는 없는 글들이다. 그리고 생노병사와 주색잡기 쪽으로 오랜기간 깊이있게 연구한 흔적이 돋보인다. 건드리기 쉽지 않은 용어들도 많이 나온다. 어쩜 과거의 직업이 의심받을 정도이다.

 

저자는 자신을 한없이 낮추는 겸양을 드러내며 잡필이라고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였으나 처음부터 예상외의 단어들이 나오고 잡필도 아니다. 처음 책장을 여니 염라역대합실이나 저승열차라는 용어들과 함께 관심을 끌만한 단어들이 계속 이어지지만 갈피를 잡을 수 없는 어지러운 문장들로 말하고자 하는 내용이 쉽게 다가오지 않는다. 그리고 수시로 밑줄을 그은 곳도 그냥 단편적인 단어이지 줄거리를 이어놓은 것은 아닌 것으로 보여 다시읽고를 반복하게 한다. 장점이라면 어렵지 않게 계속해서 읽어가는데 무리가 없고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내용의 정상이 여러개 있다고 생각하면 좀 더 편안하게 접근할 수 있다.

 

낙엽귀근(落葉歸根)에서는 얼마전 "겨울로 들어간 낙엽"이라는 나의 卒作詩와 내용이 같아 반가웠는 데 내가 이 책을 읽고 글을 쓴 착각이 들 정도이었다. 여하튼 제1장 겨울에서 죽음은 한 세대의 끝이지만 다음세대를 열어주는 시작이자 봄이라는 것이며, 죽음은 어둠만이 아니라 밝음이고 시작이니 슬퍼할 것이 아니라는 말에 한표를 던져본다.

 

제2장 봄부터는 제 궤도를 찾아 혼돈에서 질서의 세계로 가는 기분이다. "여자와 장기판과 전쟁은 궁(宮)을 차지하는 자가 임자다."는 말에서도 고개를 끄덕이게 되며 중간중간 "그렇구나!"라며 무릎을 치게 한다. 다만 다루기 힘든 언어를 아무렇지도 않게 술술 풀어갔다는 것이 내용물에 비해 포장을 소홀히 하여 제값을 제대로 못 받을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낳게 한다.

여자의 성(性)과 관련된 부분에서는 도레미파솔라시도의 음계를 넓게 사용하면서 적당하게 섞어야 듣기좋은 음악이 되는 데 계속 높은 음도로만 나열하다보니 감동이 밀려오는 듯 사라지고 나중에는 웃기는 이야기에도 밋밋해지는 감도 있었다. 그렇지만 건드리기 쉽지않은 생식기와 관련된 단어를 여러가지로 비유하며 재미있게 서술한 것은 완전 특색이다.

 

제3장은 여름이다. 여름하면 초록의 나뭇잎들과 어울리는 젊음이 먼저 떠오르지만 이 책에서는 여름열기에 주색잡기가 동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여자는 옷을 어떻게 입을 까 고민하고 남자는 입고 있는 여자옷을 어떻게 벗길까 고민한다고 한다. "사랑의 여신이시여! 하고픈 중생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에서는  여자에게 무릎꿇는 남자의 모습이 보인다. 남녀관계에 적용되는 말이겠지만, 중국인의 협상술은 상대방이 몸달아 견디지 못하게 하고, 인도인의 협상술은 상대가 지칠 때까지 이끌어간다고 하는데 무엇이 더 좋거나 유리한 협상술인지는 모르겠다. 눈썰미가 탁월한 여자들은 끼있는 남자들의 눈빛만 봐도 오르가즘을 10%정도 느낀다고 하는데 이것도 솔직히 잘 모르겠다. 내가 여자가 아니고 눈썰미하고는 거리가 너무 먼 탓이리라.

 

제4장 가을에서는 건강과 관련된 글들이 주를 이룬다. "충실한 하루는 행복한 잠을 가져오고 충실한 일생은 행복한 죽음을 가져온다."거나 "노동이나 운동으로 흘린 땀 한방울은 피 세방울 이상으로 값지다."는 말 들이 눈에 쏙쏙 들어온다. 어려서부터 많이 들은 말이기도 하지만 배는 늘 따뜻해야 한다. 누우면 죽고 걸으면 산다는 것과 같은 이치로 따뜻하면 살고 냉하면 죽는다. "뱃속만 따뜻해도 100세까지는 산다."는 말도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말이다.

 

저자는 평행봉예찬론자이다. 평행봉은 머리, 허리, 꼬리, 다리가 좋아지고, 뱃살 빠지고, 머리가 맑아지고, 몸매가 저절로 잡히는 운동으로 비용없이 최대의 효과를 거두는 경제적인 운동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저자는 등산매니아이다. 산에 가야 오래산다. 산에는 땅의 기운이 모여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령(靈)을 안을 수 있기 때문이란다.

직접 체험으로부터 우러나오는 말들이다. 술 깨는 비결, 性, 걷는 요령, 호흡, 산행 등에 대한 체험을 바탕으로 꼭꼭 눌러 쓴 건강관리서적이라고도 할 수 있다. 건강에 대한 상식이 이렇게 깊을 줄 몰랐다. 건강상식이 한강물 흐르듯이 끊임없이 이어진다. 물론 실천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건강관련 내용중 1~2가지만이라도 실천한다면 행복의 문턱에 발을 얹는 것이 될 것 같다. 생노병사에 대한 대한 높은 수준으로 분명 잡필이 아니다.

 

 

 

- 최근에 읽은 책이거나 읽고 있는 책으로 몇 권은 선물받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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