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문

선택의 갈림길에서 결정하기

헤스톤 2013. 3. 19. 22:01

 

 

 

 

 

누구나 그렇듯이 하루에도 수 많은 선택을 하면서 살아간다. 대부분 사소한 것들이지만 나름대로 결정을 하지 않으면 안된다. 오늘아침 출근시만 해도 1,000원 통행료를 내고 고속도로를 잠깐 이용하여 2~3분 일찍 출근할까, 아니면 그냥 일반도로로 달릴까 부터 차량통행이 많은 큰 길로 일찍 들어설까, 아니면 지름길을 좀 더 이용할까 등등이다. 아침업무를 커피 한잔 마시면서 시작할까 아니면 녹차로 마실까도 사소한 선택중의 하나이다. 중요한 결정을 할 때는 좀 더 신중해진다.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들어보기도 하지만 자신과 관련된 일의 최종결정은 스스로 내려야 한다.

 

아주 오래전 일이 생각난다. 대학교의 전공과목과 관련된 일이다. 지금 생각하니 우습기도 하고 아예 다른 결정을 하는 것이 더 나았다는 생각도 들지만 그 당시에는 심각했다. 계열별로 입학을 하였기 때문에 1학년때 전공할 학과를 선택해야 했다. 갈 수 있는 학과는 4개이었는 데, 법학이나 경영학에는 별 관심이 없었고 행정학을 전공으로 할까 아니면 경제학을 전공으로 할까로 많은 시간을 고민했다. 산에 올랐다. 어느 것이 더 나에게 도움이 될 지 결정하기가 어려웠다. 이름은 모르지만 새 한마리가 어느 나무 주변을 돌고 있었다. 먹이를 찾고 있는 것 같았다. 저 새가 저 나무에 앉으면 경제학을 전공으로 하고 그냥 날아가 버리면 행정학을 전공하기로 마음먹었다. 그 새는 얼마 지나지 않아 나무에 잠시 앉았다가 날아가버렸다. 잠시라도 앉은 것은 경제학을 전공하라는 신호로 알고 나는 경제과를 선택하였다.

 

 

 

- 기업은행 시험볼 때 나의 수험표이다.

 

 

직장을 선택할 때도 고민하였다. 대학교 4학년 2학기가 시작될 무렵 기업은행의 추천서를 받을 때 까지 은행원이 되겠다는 생각은 하지도 않았다. 은행에 합격후 모 대기업 필기시험에 합격하였다. 면접을 보러갈까 말까 망설였다. 학교앞에서 집으로 가는 시내버스를 기다리며 고민하였다. 오대양과 관계있는 회사이기에 5분안에 버스가 오면 보러 가고 5분을 넘으면 보러가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버스가 5분을 조금 지나서 왔고 나는 그 곳 입사를 포기하였다.   

 

최근 며칠동안 고민한 것은 과거 유쾌하지 못한 일로 떠 안게된 어떤 물건을 없애야할 지 그냥 가지고 있어여 할 지에 대한 것이었다. 겨우 원금을 건지는 수준으로 각종 부대비용이나 이자금액만큼은 손해를 보는 것이었기에 많이 망설였다. 날자는 3. 3.(일)이었다. 충주에 있는 천주교회묘지에 갔다. 그 곳에서의 출발시간이 3시 3분이었다. 만약 3시 30분까지 그 물건이 있는 곳에 도착하면 넘기는것으로 하고 그 이후에 도착하면 그냥 계속 가지고 있기로 마음 먹었다. 도착하니 약 7분전이었다. 그래서 넘기라는 신호로 알고 결정하였다. 지금도 잘한 일인지 잘못한 일인 지 모르겠지만 이렇게 결정하며 사는 내가 우습기도 하다. 이런 식으로 결정하는 나를 집사람은 매우 못마땅해 한다.

 

 

- 3. 2. 심란한 마음을 달래려고 이웃부부와 운동하러 나온 집사람(나는 오른쪽에.. 잘렸다)  

 

 

작년 6월에는 이런 경우도 있었다. 6.19. 모 관공서에 갈 일이 생겼다. 시간상 애매하여 휴가를 쓸까말까 고민하던 전전날 모 휴게소에 들렸다. 휴게소 문을 바라보며 저 문으로 6분동안에 19명 이상이 들어오면 휴가를 쓰고 안되면 그냥 출근하기로 마음 먹었다. 20명이 넘었다. 그래서 휴가를 사용하였다. 지금 생각하면 쓸 데없는 짓을 했다. 그 뒤로 그 곳에서 아무 연락도 없기 때문이다.

 

이리 써 놓고보니 나는 참 단순한 사람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단순함이 무료하여 복잡하게 산다. 그러나 복잡함이 주는 즐거움에 비례하여 스트레스도 많은 것이다. 어쩌면 단순하게 살기가 더 어려운 세상이다. 그래서 일부러라도 단순함을 추구하기위해 이렇게 결정하며 사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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