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문

베풀면서 살자

헤스톤 2012. 8. 8. 21:20

 

 

 

 

 

최근 내가 좋아하는 말이 있다. 얼마 전 누구의 글에서 읽은 내용이다. 친구사이를 유지하기 위함인 지 좋은 부부관계를 지속하기 위한 글인 지 1부터 10까지이다.

 

 1. 일일이 따지지 마라

 2. 이말저말 옮기지 마라

 3. 삼삼오오 모여서 살아라  

 4. 사생결단으로 끝장내려고 하지마라

 5. 오~ 예! 하고 받아들여라

 6. 육체적인 접촉을 하면서 살아라  

 7. 70%를 얻으면 다 얻었다고 생각하라

 8. 팔팔하게 움직여라 

 9. 구구하게 변명하지 마라  

10. 10%는 베풀면서 살아라

  

   이 중에서 가장 마지막인 "10%는 베풀면서 살아라"라고 하는 말을 가장 좋아한다. 제대로 실천을 못해서 그렇지 나도 이런 바이러스를 갖고 있다는 것이 신기하다. 베풀면서 산다는 것은 행복이다. 꼭 교회나 절에 가지 않아도 된다. 못사는 사람에게 기부하는 것만을 뜻하는 것도 아니라고 본다. 아랫 사람이나 이웃도 좋지만 윗 사람이나 친척도 좋다. 나 보다 더 잘사는 사람에게 기부할 수 있다면 그 것 또한 또 다른 기쁨이라고 여겨진다. 그냥 지나칠 때는 몰랐는 데 최근 그 말을 곱씹고 씹다보니 너무 멋있는 말이다. 10%는 베풀면서 사는 것이다. 까짓 거 조금 더 베풀면서 살아도 괜찮다.

 

   많은 세월을 산 것은 아니지만 지금까지 살다보니 나는 그냥 풀이다. 장미나 국화 혹은 대나무나 그와 비슷한 그런 것이 아니고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풀이다. 봄이 오자 얼었던 땅이 녹으면서 한포기 풀로 태어났고 여름에 푸르게 자라다가 가을이 되어 누렇게 변해가고 있는 풀이다.

   이름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 이름을 알고 있는 이가 별로 없다. 그냥 풀이기 때문이다. 간혹 나름대로 꽃을 피웠다 지기도 하지만 누가 눈여겨 보지 않을 뿐더러 관심을 주지도 않는다. 그리고 그럴만한 가치도 없다. 따라서 이상하지도 않고 누구를 원망하지도 않는다. 지구 귀퉁이에서 아주 조그만 자리 하나 차지하고 남에게 해 끼치지 않으며 살다 가는 것이 운명이라고 여기며 살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세월따라 찬 서리나 내리길 기다리고 있는 것은 너무 의미가 없다. 조금이라도 베풀면서 살아야 한다. 가끔 쓸모없는 것이라도 사면서 경제활동에 보탬이 되어보자. 등이 가렵지 않아도 효자손이 눈에 띄면 사 보는 것도 괜찮다고 여긴다. 돈이 아니라 음악이나 그림으로 봉사할 수도 있지만 재주가 미치지 못한다. 친절을 베풀며 살 수도 있다. 길가에서 호박잎을 팔고 있는 할머니를 그냥 지나치지 말자. 베풀면서 사는 것을 어렵게 생각하지 말자. 앞으로 끼겠다고 하는 차에게 양보도 하고 지하철에서 손 내미는 이들을 외면하지 말자. 특히 가까운 사람에게 베풀면서 사는 것을 우선으로 하여야 한다. 나 자신을 위하는 것도 잊지말자. 나 자신에게 좀 더 베풀면서 살아보자. 나를 위해 여행도 다녀보고, 맛있는 것도 사 먹고, 몸에도 투자해 보자. 나를 위해 꽃도 사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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