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悲慾(비욕) - 29

29. 봉합 시도 1  오제원 이사는 이대로 가면 회사의 몰락이 뻔하기 때문에 우선 급한 대로 노사갈등을 조정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우선 허 회장을 설득하기 위해 3층에 있는 회장실로 갔다. 노사 간 갈등이 있을 경우 노측이 먼저 손을 내미는 경우는 드물다. 사측이 먼저 손을 내밀지 않으면 안 된다. 화합을 위해서는 갑이라고 여기는 곳에서 먼저 신호를 보내야 한다. 일반적으로 근로를 제공하고 급여를 받는 쪽이 을이 될 수밖에 없다. 강자와 약자가 대립하는 경우 강자가 먼저 굽히지 않으면 타협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따라서 우선 허방진 회장부터 만나러 갔다. 작업 현장에서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봉변을 당했다고 할지라도 먼저 손을 내밀도록 설득하려고 갔다.오 이사가 입사한 이후 허 회장이 주로 오 이사 방에..

장편소설 2024.12.25

나의 石蘭圖(석란도)

나는 전문적인 화가가 아니다. 즉, 그림 그리는 것을 전문적으로 하지 않는다. 다만 사대부 흉내를 내며 여가를 활용하여 사군자 등을 치고 있다. 더 넓은 의미로 문인화를 가끔 그리곤 한다.  文人畵(문인화)란 전문적인 화가가 아닌 시인이나 학자 등 사대부 계층의 사람들이 여가로 그린 그림을 말한다. 즉, 시인 묵객들이 비직업적 입장에서 心意(심의)와 感興(감흥)을 표현하기 위해 그린 것이다. 나는 언제부터인지 이런 시인이나 사대부 흉내를 내고 있다. 시를 쓰거나 서예를 하다가 남은 먹물로 난을 치거나 매화, 소나무 등을 그리곤 한다. 그러다가 좀 더 기분전환을 위해 물감을 시용하기도 한다.  많은 이들이 아는 것처럼 문인화는 사의성(寫意性)을 표현한 것이다. 즉, 사물의 외형보다는 내재된 뜻을 표현하는 ..

나의 이야기 2024.12.14

추야우중(秋夜雨中)을 쓰며

최치원(崔致遠)의 추야우중을 쓰며 내가 쓴 위 글씨에서 저 한자(漢字)들이 무슨 글자인지 알아볼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언제부터인지 학교에서 한자 교육도 하지 않게 되다 보니 정자(正字)로 써도 알아보기 힘들 텐데, 위의 글씨는 초서(草書)체의 글씨이기 때문에 한자를 꽤 안다고 하는 사람일지라도 쉽게 읽기 힘들 것이라고 본다. 물론 위의 詩(시)는 유명해도 너무 유명한 崔致遠(최치원)선생의 秋夜雨中(추야우중)이라는 시로 내용은 아래와 같다.秋風惟苦吟 추풍유고음 世路少知音 세로소지음 窓外三更雨 창외삼경우 登前萬里心 등전만리심 (첫째 연 惟를 唯로 써서 인터넷으로 떠도는데 생각할 惟로 썼다) 글자 그대로 해석을 하면 다음과 같다. "가을바람에 괴로이 읊나니(秋風惟苦吟)/세상엔 날 알아주는 이 없네(世路少知音..

나의 이야기 2024.1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