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아들의 취직

헤스톤 2012. 12. 26. 20:54

 

 

 

아들이 취직을 했다. 나에겐 딸도 없고 하나 뿐인 아들이다. 내년 2월이면 대학교 졸업이기 때문에 어느정도 걱정을 안 한 것은 아니지만 좋은 곳이 건 아니 건 상관없이 취직을 했다고 하니 그냥 대견스럽다. 사실 요즘 젊은이들이 구직난이라고 하지만 대부분의 중소기업에서는 구인난이기 때문에 그리 대단한 것은 아니다. 그래도 일자리를 구해서 자립하려고 했다는 자체만으로도 내 아들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들은 자기 나름대로 여러 곳을 알아보고 선택을 한 모양이다. 약 2주전 기말고사겸 졸업시험을 보았고 지난 주 금요일(21일) 곤지암 근처에 있는 회사에 면접보러 간다고 하여 그냥 그런 가 보다 여기며 큰 기대는 걸지 않았다. 그런데 면접보고 오더니 이번 주 월요일(24일)부터 출근한다고 하는 것이다. 중소기업의 장점이라면 이런 것이다. 인사도 스피드 경영이다. 식품영양학을 전공하여 군대에서도 취사병으로 근무하였는 데, 자신의 전공을 살려 식품회사에 들어간 것이다. 처음엔 생산경험을 쌓다가 개발 및 생산을 담당할 것 같다고 한다. 지금으로서는 어느 파트를 욕심낼 위치가 아니라고 본다.

 

어제(25일)는 크리스마스이기 때문에 집에서 보낼 줄 알았다. 오래간만에 가족과 함께 외식이라도 할 계획이었다. 그런데 어제도 근무한다고 하여 마누라와 둘이서 스크린 골프나 하며 보냈다. 언제부터인지 아들은 조금씩 조금씩 내 품을 떠나고 있다. 어쩜 일이 많아 이번 주 토요일도 근무할 것 같다고 한다. 

 

시중에 떠도는 아들에 대한 유머가 생각난다.

사춘기가 되면 남남이 되고, 군대에 가면 손님, 장가가면 사돈이 된다.

아들을 낳을 땐 1촌, 대학가면 4촌, 제대하면 8촌, 장가가면 사돈의 8촌이 된다.

 

아들은 대학교 다닐 때부터 원룸생활을 하더니 이제는 회사 기숙사 생활이다. 군대있을 때보다는 조금 낫지만 나와 얼굴을 마주하는 시간이 자꾸만 줄어든다.

 

(내가 사는 아파트에서 밑을 내려다 보고 어제 화이트 크리스마스라고 찍은 사진인데, 약 1개월전에 찍은 위의 사진과 비교해 보며 아들과의 사이가 이 만큼은 지나 간 기분이다.)

 

여하튼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아들이 잘 헤쳐 나가길 두손모아 본다. 학교다닐 때 공부 좀 못한 것은 대단한 것이 아니다. 좋은 대학교에 다니지 못한 것도 크게 탓할 것이 못된다.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다. 건강이니 돈, 명예도 성적순이 아니다. 적당하게 큰 키(180Cm)와 잘 생긴 얼굴(내 눈에만 그리 보이는 지 몰라도..)을 가진 것만도 감사할 일이다. 평소 책 읽는 것을 좋아하고 고등학교 때는 문예공모에 입상(특선)하여 아들이 할아버지를 닮아 글 쓰는 재주를 가졌다고 생각했는 데, 그것도 재능이라면 재능이다. 잘 가꾸고 발전시킨다면 사회에서 큰 몫을 하리라고 믿어본다.

 

사회에 첫 발을 내딛는 아들이 제 몫을 하며 성실하고 멋있게 자기의 길을 걸어갔으면 한다. 언제나 자신을 갖고 당당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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