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그 일을 생각하면 기분이 나쁘다. 아주 불쾌하기 그지 없다.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나의 잘못이 없지 않으나 사람의 불안심리를 이용하여 과잉정비를 한 것과 예의에서 벗어난 행동에 화가 난다.
지난 토요일(11. 24)에 있었던 일이다. 엔진오일을 교체할 때가 된 것 같아 오전 9시경 덕소점현대자동차(블루핸즈)에 전화를 하고 그 곳에 갔다. 토요일에도 일을 하는 것에 고마워 하며 엔진오일을 교체해 달라고 하였다. 직원 결혼식이 의정부에서 12시이기 때문에 시간적 여유가 있어 느긋한 기분이었고 금방 끝날 것으로 예상되었다.
그 곳 휴게실에서 신문을 15분이상 뒤적거리고 있는 중에 정비직원이 다가오더니 나와보라고 한다. 엔진오일 갈았냐고 물으니 그 것에는 대답도 하지 않고 이곳저곳 툭툭 치며 필터도 교환해야 하고 미션오일도 교환해야 하며 부동액도 교환하고 브레이크오일도 교환해야 한다고 한다. 그 시간동안 엔진오일은 교체하지도 않고 이곳저곳 교환할 것만 찾았던 모양이다. 살짝 언짢아진다. 2년(작년 3월에 구입하였는 데..)이 되어가고 4만Km 뛰었으니 이것저것 갈아야 된다고 하는 것이다.
자동차는 생명과 직결되는 것으로 이 쪽 방면에 대하여 잘 모르는 나로서는 갈아야 된다고 하는 데 하지 말라고 할 수는 없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무슨 수리를 하는 것도 아니고 필터나 부동액 등 그런 것들 갈아봐야 얼마나 하겠느냐는 생각이었다. 또 비용에 대한 안내도 없고 하여 대략 내 머리속 계산으로 엔진오일 4~5만원이니 많아봐야 15만원이내 이겠지 라고 생각하였다. 시간은 얼마나 걸리느냐고 하니 약 1시간정도 걸린다고 한다. 시간은 일단 되겠다 싶지만 지금까지 엔진오일도 교체하지 않은 것을 감안하여 좀 더 빨리 할 것을 요구하였다.
혹시 더 걸릴 지도 모른다는 우려로 집에 가서 정장으로 옷을 갈아입고 10시 40분경에 갔다. 어디에 사인하라고 한다. 무엇이냐고 하니 이것저것 이상없다는 사인이란다. 이름쓰고 사인을 했다. 얼마냐고 하니 289천원이란다.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생각보다 갑절이다. 무슨 명세서를 주는 것도 아니고 뭐가 얼마이고 뭐가 얼마 이런 식이었다. 왜 이렇게 비싸냐고 하니 뭐가 비싸냐는 식이다. 무슨 부동액이 5만원이 넘냐고 하니 좋은 제품을 사용했기 때문이란다. 도대체 무슨 제품인 지 기가 막힌다.
시간상 결혼식에 가야되기 때문에 서둘러서 찜찜한 기분으로 계산을 하고 나왔다. 기분이 막 나빠진다. 납득할 만한 설명은 커녕 못 마땅한 태도로 응대하는 것이 불쾌하였다. 가면서 그 곳에 전화를 걸어 몇시까지 영업을 하냐고 하니 4시30분까지라고 한다. 정비명세서를 줄 수 있냐고 하니 그렇다라고 한다.
결혼식에 참석하고 오후 2시 30분쯤 그 곳에 갔다. 사무실에 들어서니 기분나쁘다는 투로 명세서를 탁자위에 탁 던져놓는다. 손으로 전달해도 되는 데 앉아서 던져 놓는 태도가 못 마땅하였다. 오일 등에 대해 어느 제품을 사용했는 지 기록해줄 수 있냐고 하니 아주 퉁명스런 말투로 "모비스제품 씁니다. 왜요..다른 것 썼을까봐요.." 이러는 것이다. 모비스제품이라도 종류가 여러가지일텐데..불쾌하기 짝이 없었다. 그 때라도 납득할 만한 설명은 차치하고 친절하게 응대만 하였더라도 이렇게 불쾌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어지간한 것은 그냥 웃어넘기는 나로서는 당연히 그냥 지나갔을 것이고 이런 글을 쓸 필요도 없었을 것이다. 그냥 나왔다. 왜 그런지 괘씸한 생각이 가시질 않는다.
이 방면의 몇몇에게 전화를 걸어봤다. 오토미션 같은 경우는 반 영구적이고, 교체하더라도 10만Km이상된 다음에 교체하는 것이라고 한다. 3년은 커녕 아직 1년8개월밖에 안됐기 때문에 부동액은 보충만 하면 된다고 한다. 과잉정비에 요금도 바가지 쓴 것 같다고 한다. 기분이 더 나빠진다.
이번 주 월요일 소비자보호센터나 소비자보호원 같은 곳에 신고하려고 인터넷을 뒤적거렸다. "자동차 과잉정비"를 검색하니 과잉정비 사례, 과잉정비 예방법, 과잉정비의 문제점 등 여러가지가 뜬다. 그 중에서 "현대자동차 과잉정비땐 3배보상"이라는 내용이 눈에 확 들어온다.고객센터(080-600-6000)로 신청하라고 되어있다. 전화를 걸었다. 사건내용을 설명하였다. 다 듣더니 관련부서로 돌려준다고 한다. 또 설명해야 한다. 무엇을 기대한 것이 잘못인 지 모르겠다. 다 듣더니 연락주겠다고 한다.
약 1시간후 연락(02-404-8204)이 왔다. 규정되어 있는 것보다 조금 일찍 교체하였고 비용안내 등을 안한 면은 있으나 과잉정비라고 할 수 없고 금액도 크게 차이나는 것은 없다고 한다. 크게 차이가 없으면 차이는 나는 것이냐고 하니 지역마다 조금씩 다르다고 한다.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
자동차관리법에 차량정비내역서를 소비자에게 반드시 교부하도록 되어 있다는 것을 이 기회에 알게 되었다. 내가 요청해서 불쾌하게 받은 그 내역서가 말이다. 그리고 당초 나에게 청구한 내용이 금액은 비슷한 지 몰라도 세부내용에 차이가 있다. 처음 볼펜으로 끄적거린 내역서에는 미션오일이 11만원이 넘었고 부동액으로 5만원이 넘었었는 데 말이다. 명세서의 기술료는 왜 이리 비싼 지 모르겠다. 무엇보다 가장 기분 나쁜 것은 네가지없는 고객응대태도이다. 물론 다시는 정비하러 그 곳에 가지 않겠지만 불쾌한 마음은 쉽게 가시질 않는다. 언론사나 관공서의 지인들 명함을 들척거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