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벌초를 마치고

헤스톤 2012. 9. 17. 21:09

 

어제(2012. 9.16) 나는 충주에 가서 벌초를 하고 왔다. 마누라와 둘이서 우리의 아들 박상원 아브라함의 묘를 손질하였다. 봉분이 조금 내려 앉았다. 시간이 흐르면서 묘가 작아진다. 아들 간 지 약 25년이 되었고, 봉분을 새로한 지도 약 6년이 지났다. 보기 흉할 정도는 아니지만 풀도 많고 잡초 길이가 높다. 교회묘지로 조그맣지만 약 1시간에 걸쳐 다듬었다.

 

 

 

 

- 저 멀리 아들 묘를 찾아가는 집사람의 모습이 보인다. 친정이나 아들을 찾아갈 때는 저렇게 발걸음이 라진다.  

 

- 벌초하기 전 모습으로 잡풀이 많다.

 

 

- 역시 벌초하기 전 모습으로 묘지번호도 잘 보이지 않는다.

 

 

다듬으면서 이런저런 생각이 많이 든다. 나 살아서는 이렇게라도 돌본다마는 나와 마누라가 가고나면 누가 돌보겠는가. 그 전에 없애야 한다. 하늘에 가서 만나기로 하고 이 곳에서의 흔적은 가슴속에만 담아야 한다. 지워야 한다. 나와 마누라는 묘도 안만들기로 하였다. 먼 훗날에는 제사도 흐지부지 될 것이고 있는 묘들도 많이 없어질 것이다.

 

 

- 벌초한 이후의 모습으로 마무리하고 있는 집사람(낫 다루는 솜씨가 나보다 훨씬 낫다.)

 

 

일반적으로 벌초라고 하면 조상의 산소와 주변의 잔디를 깎고 잡초를 제거하여 깨끗이 손질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나는 조상의 산소는 돈으로 해결하고 아들 묘는 직접 깎는다. 조상님들의 산소는 매년 그랬던 것처럼 명절전날 가 보게 될 것이다. 조상님들!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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