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사원번호는 B11070101이다. 이 번호가 뜻하는 것은 2011년 7월 1일 입사하였고 그 날 입사한 사람 중 1번이라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 날에는 나 혼자 입사하였으니 마지막 두자리 숫자 중 1번이 첫 번호이며 마지막 번호가 되겠다. 내가 이 회사에 들어온 지 어느덧 1년4개월이 되어가지만 IBK 기업은행에서의 퇴사일이 작년 6월 30일이기 때문에 정식입사 기준으로는 이제 만 1년이 된 것이다. 시간이 빨리 간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그 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지나고 보면 한 순간이다. 어쩌면 올 하반기도 금방 갈 것 같다.
“2012년 하반기 구매정책 및 계획”이라는 글자를 보며 직접 혹은 간접경험과 생각을 정리해 본다. 화려한 계획은 필요없다. 소박하지만 이익극대화 측면에서 실천가능한 것 위주로 채울 것이다. 무엇보다 기본에 충실하며 몇 가지라도 확실하게 실천하면 소정의 성과는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내가 이 회사에 들어오자마자 필기구통에 써 놓은 글이 있다. “필사즉생”, “나는 할 수 있다”, “正心 正行”이다. 지금도 그대로 쓰여있다. 언제나 바른 마음과 바른 행동으로 필사즉생의 각오를 다지며 “I can do it”이다.
벌써 7월이다. 7월에는 이육사의 청포도가 생각난다. 내가 바라는 손님이 청포를 입고 온다고 했으니 은쟁반에 하이얀 모시수건을 마련해야겠다. 7월을 맞이하면서 지난 달에 읽은 “일본전산이야기”라는 책을 읽고 느낀 몇 가지와 책 내용을 나열하며 하반기에 임하는 나의 모시수건을 깨끗이 하고자 한다.
먼저 日本電産(NIDEC)의 나가모리(永守重信)사장은 그냥 평범한 사람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세상에 이런 사람도 있구나” 하게 만든다. 열정의 화신이라고 하겠다.
대개 모든 책들이 그렇듯이 책의 소제목들이 전하고자 하는 내용을 많이 말해 준다.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정신상태만 본다”, “실력이 없으면 깡으로 하라”. “안된다는 보고서 쓰는 습관을 없애라” “조직 전체를 휘감은 열정이 회사를 살린다” 등이다.
우리에게 일은 곧 직업이자 취미이며 소일거리다. 땀을 쏟으며 즐길줄 알아야 진정 일하는 것이 아닌 가 한다. 나가모리 사장은 비즈니스정글에서 최고가 되기 위한 자질로 열정, 자신감, 스피드를 꼽았다. 조금 웃기는 이야기이지만 그는 신입사원 채용을 “목소리 크고 밥 빨리 먹는 자”를 채용하였다. 그 나름대로 기준이 있었고 성공하였다고 본다.
사람도 그렇지만 기업도 기본에 충실하여야 한다. GE의 전 회장 “잭 웰치”는 이렇게 말했다. “누구나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 기본 혹은 상식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제대로 수행하는 기업이 역량있는 기업이다.” 정리, 정돈, 청결, 단정, 예의, 소양 등 기본적인 것부터 갖춰야 한다. 청소상태나 근태, 인사 등 기본이 꼬여있는 회사는 기술, 규모, 인재가 월등해도 망가지고 만다.
그리고 열정이 조직 전체를 휘감고 있어야 한다. 경영자의 열정이 시들해지면 그 회사는 기울게 되어 있다. 월요일에 가장 먼저 즐겁게 출근할 수 있는 직원들을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한 사람의 백보전진보다 백 사람 모두가 한 걸음씩 계속 전진해 가는 것이 강한 기업의 요건이다.
기업은 시장변화에 스피드있게 대응할 줄 알아야 한다. 빨리빨리 문화가 결코 나쁜 것만은 아니다. Quick & Dirty 가 Slow & Death 보다 낫다는 생각을 다시 해 본다. 개발자체가 영업이다. 좋은 제품을 싸게 빨리 만드는 것이 회사발전이다.
나가모리 사장은 많은 기업을 M&A하였는 데, 인수합병후 가장 처음시행하는 것이 “청소습관 길들이기”이었으며 작업복에 안전모를 쓰고 현장으로 다녔다는 것이다. 기본적인 것부터 변화의 필요성을 인식시킨 것이다.
이 책에서 가슴에 와 닿는 말중의 하나는 이것이다. “일하는 조직으로서 적자를 낸다는 것은 큰 죄를 짓는 것이다.” 성과가 모든 것을 말해준다. 기업을 하는 목적은 돈을 버는 것이다. 돈을 벌지 못하면 가는 것이다. 이 시대는 공기업이라도 적자를 내는 것은 수치이다. 기업의 목적은 이윤창출이다. 이윤이 있어야 불우이웃돕기 등 사회공헌활동도 있는 것이다. 기업이 적자를 내면 죽을 수 밖에 없다. 과거의 화려한 업적이나 훌륭한 기술도 아무 소용없다.
유럽발 재정위기에서 시작한 글로벌 경제위기를 맞이하여 일부 정책변경이 불가피하다. 구매금액도 당초계획하고는 많이 다를 수 밖에 없다. 허리띠를 졸라매고 자세를 바로해야 한다. 기본에 충실한 것부터 시작하여 열정, 자신감, 스피드를 마음속에 깔면서 하반기를 맞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