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발병 3주가 지나고

헤스톤 2012. 3. 27. 17:12

 

 

 

나에게 안면마비가 온 지 이제 3주가 지났다. 언제부터인가 쓰지않던 일기도 펜을 들어 병상일지 비슷하게 쓰다보니 노트 여러 장이 넘어갔다. 예전 아버지가 쓰신 병상일지가 생각난다. 돌아가실 때까지 손에서 펜을 놓지 않으시고 기록을 많이도 남겨 놓으셨다. 돌아가시기 직전에는 병이 깊어 크기도 들쑥날쑥하며 삐뚤삐뚤하게 써 놓은 글씨를 보고 얼마나 짠 했는 지 모른다.

 

답답함에 한의원도 소문따라 이곳저곳 다녔다. 이젠 경희대 한방병원에서 지은 약도 다 먹었고 어느정도 회복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 주 목요일부터 다닌 도농동 모 한의원의 침이 주효한 탓인 지 부위에 따라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약 80%이상은 돌아온 것 같다.

발병후 약 일주일간은 계속 악화되기만 하였는 데, 밥 먹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말하는 것도 어색하여 매우 심란하였다. 그러다가 10일정도가 지나면서 회복되는 듯 하였다. 그렇다고 금방 좋아지는 것은 아니고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나아지는 것 같았다.

 

처음 겪는 일이다 보니 초조와 불안 등으로 힘들기도 하였지만 많은 사람들의 기도와 반드시 낫는다는 믿음이 있다보니 이제는 회복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기분이다.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젊은 사람은 2~3일 혹은  며칠이내에 회복되기도 한다고 하여 나도 그럴 것이라고 여겼는 데, 나는 어느덧 젊은 이가 아닌 가 보다. 마음은 아직 젊은 데 말이다. 지금 다니는 회사 회장님은 "젊은이가 시시하게.."라고 문자를 보냈지만, 육십넘고 칠십넘은 사람들이 볼 때나 젊은 사람이지 나도 이제 육체적으로 내리막길인 모양이다. 누구는 2~3개월, 혹은 6개월이상 가는 사람도 있다고 하던 데 그런 사람들에 비해서는 양호한 편이니 그 것으로 위안을 삼아야할 것 같다.

병원 화장실에 있는 글이 더 위안을 준다. "나에게 실망을 준 이 일로 인해 앞으로는 모든 일이 잘 풀릴 것이다." "오늘의 이 일이 있기에 나는 일상에 안주하지 않고 내일에 대한 열정을 품고 열심히 살아갈 것이다."

나를 위해 기도하고 응원하여 주신 분들은 건강의 신으로 부터 미소를 받아 몇 년안으로 병원가는 일은 없을 것이다. 내가 열심히 기도드렸으니.. ㅎ~감사합니다..

 

(눈을 치켜뜰 때 오른 쪽 눈썹이 왼쪽 눈썹만큼 올라가지 않아 우습다. 이틀전 모습으로 오늘은 거의 비슷하게 올라간다. 약 10일동안 움직이지 않던 눈썹이 계속 조금씩 올라가고 있다.)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침 맞는 남편  (0) 2012.06.04
겁쟁이 박형순  (0) 2012.04.04
눈썹이 조금 움직인다  (0) 2012.03.15
안면마비가 왔다  (0) 2012.03.08
어렵다 어려워  (0) 2012.0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