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질서는 바보

헤스톤 2009. 10. 29. 18:26

  

 


 


 

 

       질서는  바보    (박형순)

 

 

 

    어느 월요일 출근길

    남쪽에서 올림픽대교를 넘어 가다보면

    구의사거리

    1차선은 좌회전과 유턴

    2차선은 직진

    3차선은 직진과 우회전

    1차선에 있다가 직진하면 차선위반

    그런데도 대부분이 직진

    경찰들과 모범기사들이 여럿 있어도

    1차선에서 직진하여 앞을 막는다

   

    어쩌다 좌회전차가 앞에 있어

    직진이 곤란할 경우에는

    2차선으로 끼어들어 직진

    2차선에서

    꼬리를 물고 서 있는 차들은 바보

    차선을 제대로 지키고 있는 차들은 등신

    2차선에선 신호가 바뀌어도 제자리

    비정상인 차들은 순조롭게 가고

    새치기차들은 먼저 잘도 간다

 

    정도가 아닐 지라도

    눈치 빠르게 선택하거나

    질서를 무시하여야 앞서 나가는 것이니

    올바른 것만을 껴안고 가다보면

    계속 희생과 양보가 따르고

    질서는 아름다운 것이라며

    바른 길만 고집하면 못난 인간

    경찰들도 질서를 무시하는 데 큰 역할

    누군가를 힘들게 하는 줄도 모르고

    큰 역할을 우습게 하고 있다

 

 

 

    평소보다 교통이 매우 혼잡한 어느 월요일 출근시 올림픽대교를 넘어선 이후 계속 힘

들게 전진하다가 구의사거리 못 미쳐서는 그냥 서 있다.  파란 신호등에서도 2차선에 있

는 차들은 움직일 줄 모르고 서 있다. 앞쪽에 있는 초보운전자가 제 역할을 못한 탓도 있

다. 그 차앞으로 1차선과 3차선의 차들이 끼어드니 뒤에 서 있는 차들은 답답하다. 제 역

할을 못하는 인간들이 앞에 있으면 나라가 되었건 조직이 되었건 힘들고 답답하다.

    시간의 비례와 더불어  가야할 곳으로  가지 못하고 서 있는 내 차가  꼭 나와 닮았다.

교통을 담당하고 있는 이들도 매우 못마땅하다. 괘씸하다는 생각도 든다.   조직이나 나

라에서도  교통정리를 담당하는  인간들이 오히려 질서를 엉망으로 한다면 참으로 불행

한 일이다.

    시간에 맞춰 출근하려면 질서를 위반하던 지 좀 더 일찍 집을 나서야 한다. 그러나 인

생길은 다시 출근하지 못한다. 이미 가고 있는 중이다.

    힘들어 하거나  억울한 사람들이 생기지 않도록 사회가 좀 더 노력해야 하고  내가 노

력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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