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가장 무서운 것은 세월

헤스톤 2009. 6. 25. 09:52

 

 
피뿌리풀


애기풀

 

   세월이 약이라는 말을 많이 한다.  "세월이 약이겠지요" 라는 노래가사도 있다. 괴로움이나 슬픔도

세월이 흐르면서 아물게 되기 때문이다. 마음에 남겨진  깊은 상처도 시간이 지나면  잊혀지게 된다.

물론  상처가 아물기도 전에  더 큰 상처를 입으면서  힘든 경우도 있지만 그것도 언젠가는 덮어지거

아물게 될 것이다. 내가 이 조직으로부터 수년에 걸쳐 입은 상처도 언젠가는 모두 아물게 될 것이

다. 분명 세월은 약이다.

   그러나 가장 무서운 것이 세월이라는 것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오래 남지 않은 이 직장생활의 현

시점에서 보면 세월이 무섭다.  3막으로 구성된 인생에서 황금의 시절이었던 2막을 마무리할 시점에

있고 보니 더욱 그런 생각이 든다. 이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사람은 건강한 사람이라는 말과 함께 이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세월이다.

   세월앞에서는 권력도 없고 부귀도 없다. 영웅호걸도 없고 절세가인도 없다. 출세한 사람이나 출세

못한 사람이나, 높은 지위에 오른 인간이나 그렇지 못한 인간이나 모두 사라진다. 아무리 잘 생긴 사

람이라도 꽃다운 나이를 지나고 나면 시들어 지고, 유명스포츠 선수도 어느정도 나이를 먹으면 뒤안

길로 사라진다. 멋있는 몸매를 자랑하던 사람도 시간이 흐르면 빛을 잃게 된다.

 

   내가 다니고 있는 이 직장에  1950년 以前生은 아무도 없다. 이번 인사로 54년생도 몇 명을 제외하

고는 대부분 물러난다. 나와 같이 입행한 동기중 나이를 더 먹은 이들은 지난 1월부터 퇴직하기 시작

했다. 나도 이 직장에서 많은 시간이 남아 있지 않게 되었다.  제 2의 인생을 준비할 때가 되었다.

   이 곳에서 몇 명의 똥덩어리 같은 인간들로 인해 깊은 상처는 입었지만  나는 이 직장을 사랑한다. 

내가 원하는  위치에 가지 못해  아이디어나 플랜을 펼쳐보지 못하게 된 것은  아쉬움으로 두고두고

게 되겠지만 그것도 나의 운명이라 생각하며 이 직장을 무척 사랑한다. 능력을 펼칠 수 있는 자리

가지 못해 생각하는 방향으로  크게 발전시키지 못하게 된 것은 서글픈 일이지만  언제나 근면과

성실을 바탕으로 나날 까지 최선은 다할 것이다. 물론 아직 연주가 완전히 끝난 것도 아니다. 

   중요하고 분명한 것은  세월이 가장 무섭다는 것이다.  따라서 가는 시간에 좀 더 겸손해야 겠다는

생각을 한다. 언제나 비굴하지 않고 당당하게 사는 모습,  멋있게 사는 모습을 보여주며 정도를 가는

것이다. 지금 이 시간이 가장 소중하기 때문이다.

 



      
      
            마이웨이 / 윤태규 아주 멀리 왔다고 생각했는데 돌아다 볼 것 없어 정말 높이 올랐다 느꼈었는데 내려다 볼 곳 없네 처음에는 나에게도 두려움 없었지만 어느새 겁많은 놈으로 변해 있었어 누구나 한번쯤은 넘어질수 있어 이제와 주저앉아 있을수는 없어 내가 가야하는 이 길에 지쳐쓰러지는 날까지 일어나 한 번 더 부딪혀 보는거야 때론 큰 산 앞에서 무릎 꿇고서 포기도 하려 했어 처음처럼 또다시 돌아가려고 무작정 찾으려 했어 처음에는 나에게도 두려움 없었지만 어느새 겁많은 놈으로 변해 있었어 누구나 한번쯤은 넘어질 수 있어 이제와 주저앉아 있을 수는 없어 내가 가야하는 이 길에 지쳐쓰러지는 날까지 일어나 한 번더 부딪혀 보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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