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 문장

가을이 되면 시인이 된다

헤스톤 2009. 10. 1. 11:09

 

 

 

 

   가을이 왔다. 원색의 물결이 넘실대는 계절이다. 요즘 너무 게으른 생활을 하고 있다.

아니 마음의 여유가 너무 없는 것 같다. 예전에는 적어도 분기에  1편 정도의 시를 끄적

거렸었는 데 붓을 잡아본 지가 오래된다. 아버님 글 솜씨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실

력으로 게으르기까지 하니 내 아들이 무엇을 본 받을까.  큰 일이다.  조용히 눈을 감고

세상을 바로 보자.

   아래 시는 수년전 문학사상 독자란에 올렸던 것을 옮긴 것이다. 

 

 

 

 

 "가을이 되면 시인이 된다"  (박형순)

 

 가을이 깊어지면 누구나 시인이 된다
 아름다운 단풍으로 눈이 부시고
 거리를 나뒹구는 낙엽으로
 수많은 언어들이 난무한다

 맑고 푸른 하늘은
 생각의 격조를 높이고
 노오란 벼이삭 들판으로
 너그러운 마음이 한없이 펼쳐진다

 연한 구름들의 재롱잔치에
 마른 잎들이 바람의 힘을 받아
 떼를 지어 달려가고
 잔잔한 물결들도 너울거리며
 온 세상을 간지럽히니
 가느다란 미소부터 가가대소까지
 온 세상이 즐겁다

 가을이 되면 즐거운 시인이 된다
 생명이 없는 것도 시인이 된다



 

'나의 시 문장' 카테고리의 다른 글

허송야행  (0) 2010.09.25
인도없는 차도옆의 장미  (0) 2010.07.05
올바른 바람  (0) 2009.08.12
청암산장  (0) 2009.06.15
천호대교의 잡초   (0) 2009.06.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