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 송 야 행 (박 형 순)
이유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밤늦도록 술마시고
타이밍을 놓치면
잠이 오지 않는다
이리저리 뒤척거리다가
한곳을 멍청하게 바라보며
숫자를 헤아리거나
외국어를 나열해봐도
아무 소용이 없다
두꺼운 어둠속에서
지나온 인생들이
단편적으로 지나간다
부끄러운 과거가
달려오기도 하고
잘못된 선택의 과거가
미간을 찌푸리게도 한다
차라리 동이 트길
기다려 보지만
심란한 영상들이
이쪽과 저쪽을 오고가며
삶의 굴곡을 깊게 할 뿐이다
시침이 조금씩 움직이면서
간신히 몽롱의 세계로
들어가는 가 싶다가도
흘러가는 구름소리에
꿈속의 꿈에서
깨어나길 반복하니
내일의 해가 뜨면
모두가 모인다는
바다에나 갈 까 보다
'나의 시 문장'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랑한의원 (0) | 2011.02.08 |
---|---|
과수원집 사랑방 (0) | 2011.01.30 |
인도없는 차도옆의 장미 (0) | 2010.07.05 |
가을이 되면 시인이 된다 (0) | 2009.10.01 |
올바른 바람 (0) | 2009.08.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