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수원집 사랑방 (박 형 순)
그저 좋은 사람으로만 보이는
이웃집 할아버지 냄새가 밀려오고
안들어도 그만인
동네 이야기와 덕담이 오고가며
아랫목에서 시작된
열기가 구석구석 고루 퍼져
우정이 모락모락 피어 오르는 곳
거칠은 천장은 오랜 세월을 자랑하며
굴곡진 상처를 어루만져 주고
씨래기 냄새가 배어있는 쭈그러진 벽은
심란한 시절들을 잊게 하니
십자고상도 고향냄새에 취해
가장 편한 평화의 자세로 늘어져 있다
구멍뚫린 창호지 사이로
찬 바람이 들어와도 사랑에 지장없고
작은 창으로 보이는
바깥 세상은 그저 조용할 뿐
빨갛게 익어버린 방바닥의 뜨거움을
사방에 알리는 하얀 연기만
이곳저곳 돌아다니며
벌거벗은 과수들의 봄을 재촉하고 있다
2011년 1월 28일 및 29일은 과수원을 하는 충주의 친구집에서 보내고 왔다. 자매님(에밀리야나)왈
백수로 지내기 얼마나 힘드냐며 토끼 잡아놨다고 하여 술 한병들고 집사람과 갔다왔다. 작년겨울에도
토끼 먹은 것 같은데... 토끼해에 토끼고기라니.. 맛있게는 먹었다. 집에 있는 기계 등으로 직접 제조한
흙마늘, 홍삼, 사과쥬스 그리고 직접내린 두부 등 맛있게 먹었다....애천농원~ 땡~큐~
사랑방에 불을 너무 달궈서 뜨거움에 잠이 깨곤 하였다.... 처음 방에 들어서는 순간 고향냄새가 확~
풍겨왔다. 한참 눈을 감고 그 냄새를 음미하였다. 벌거벗은 나무들이 창밖에 서있었다.
2013년 7월...퇴고(推敲)를 하여 다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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